[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최근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자 당정이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류세 인하 결정으로 국내 정유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오는 11월 12일부터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20% 낮추고,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할당 관세도 인하하기로 했다.
이날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물가안정 대책 당정협의 후 브리핑을 통해 "최근 국제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휘발유·LPG·부탄 유류세를 20%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류세 인하 조치를 통해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최대 164원, 경유는 116원, LPG·부탄은 40원까지 인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유류세 인하는 지난 2018년 15% 감면 조치에 이은 역대 최대 인하폭이다. 당초 역대 최대였던 15% 인하 수준으로 검토되고 있었는데 당정협의 과정에서 당이 20% 인하 안을 정부에 제안했고, 정부가 안을 수용하면서 이뤄진 조치다.
정부는 6개월 간 유류세 부담 경감 규모는 총 2조5천억원 규모로, 휘발유 차량을 하루 40킬로미터(㎞) 운행할 경우 월 2만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정유업계는 유류세 인하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인한 판매량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걱정과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이는 소비자들의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까지의 시차에 대한 이해를 구해야 하며, 또한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류세 인하에 따른 기름값 하락분을 상쇄시키는데 이렇게 될 시 비난의 화살이 오롯이 정유업계로 향하게 되는 상황 등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통상 정유사에서 주유소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이 전달되는 과정은 1~2주가량 소요된다. 반면 유류세는 정유공장에서 반출됨과 동시에 붙기 때문에 2주가량은 유류세 인하 전 기름이 유통된다. 이에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에 따른 가격 하락을 체감하는 데는 그만큼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정유 4사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도록 직영 주유소에 한해 유류세 인하 당일부터 값을 내려 팔 계획이다.
앞서 정유 4사는 2018년 10월 유류세 인하 당시에도 소비자들의 체감 시차를 없애고, 유류세 인하 직후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직영 주유소에서 유류세 인하 당일부터 값을 내린 바 있다.
직영 주유소 외 자영 주유소들은 석유제품 주문을 줄이고 있다. 이는 유류세 인하 전 가격으로 공급받은 기름을 사 온 가격대로 팔아야 해 재고를 빠르게 소진시킨 뒤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전 국제유가 상승분을 시차와 상관없이 올리고 이번 결정에는 시차를 두는 데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 직후 즉각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소비자단체 합동 감시 체계를 가동해 이러한 우려들을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급을 유지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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