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우승 후보…우리카드·도로공사의 동반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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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프로배구 남녀부 우승 후보로 꼽힌 우리카드와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의 시즌 초반 행보가 불안하다. 순위표 최상단을 차지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연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우리카드는 24일 홈 개막전에서 국내 선수로만 구성된 현대캐피탈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16일 대한항공과의 올 시즌 첫 경기이자 개막전에서 고개를 떨궜던 우리카드는 OK금융그룹, 현대캐피탈에 연달아 패하면서 3연패 늪에 빠졌다. 3경기를 치르면서 따낸 승점은 OK금융그룹과 풀세트를 치르면서 얻은 1점이 고작이다.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불렸던 우리카드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2020-21시즌 정규리그 2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우리카드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8월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컵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대형 선수들의 이동이 없어 지난 시즌 대비 전력을 잘 유지하고 단점을 지운 팀이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우리카드는 이에 걸맞는 팀으로 꼽혔다. 외국인 선수 알렉스 페헤이라(포르투갈·등록명 알렉스)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토종 에이스 나경복 컵대회를 통해 건재함을 알렸기 때문이다.

백업 자원도 활발하게 보강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알렉스의 갑작스런 복통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카드는 삼성화재에서 이강원을 데려와 만일에 대비했다. 또한 베테랑 센터 지태환을 영입한 것은 물론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이상현을 지명해 센터진 무게감도 더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세터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하승우는 지난 시즌 풀 타임을 소화하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경험까지 더해져 올 시즌 우리카드의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관심을 받았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개막전에 앞서 하승우의 볼 컨트롤과 멘탈적인 부분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하승우는 아직까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장점으로 꼽힌 빠른 패스(토스)도 정확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센터진과 속공 타이밍이 계속 어긋나 우리카드는 7개 구단 가운데 속공 부문 6위(45.2%)에 머물고 있다.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는 단점이 더욱 명확해진다. 리시브 라인이 가까스로 올린 공도 속공으로 연결하던 대범함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경기를 치를수록 부담이 더해지며 경기력이 더욱 흔들리는 모습이다. 우리카드가 수비 2위에 올라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고은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한국도로공사 세터 이고은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세터에 대한 고민은 도로공사도 마찬가지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 여자부 우승 후보로 분류됐다. 외국인 선수 켈시 페인(미국·등록명 켈시)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고 주포 박정아가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려 연패로 시작했던 지난 시즌과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세터 이고은의 활약에 따라 올 시즌 성적이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효희의 은퇴 이후 주전 세터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오프시즌 훈련 역시 이고은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반사 신경이 좋아 수비 능력은 뛰어나다는 평가가 따르기에 위기 순간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운영 능력만 갖춘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이고은은 첫 경기부터 부담을 떨쳐내지 못하고 흔들렸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속공 활용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만약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팀 부진이 이어진다면 이고은인 신인 세터 이윤정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 돌풍을 일으키고도 전반기에 당한 연패로 인해 봄 배구 진출에 고배를 마셨던 도로공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이고은의 부활이 절실하다.

같은 고민으로 연패에 빠진 우리카드와 도로공사.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선 세터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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