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디즈니 플러스가 망 이용료, 국내 콘텐츠 제작사와 상생 방안 등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 관심이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사업 활동을 하고, 수익을 창출했지만 이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통해 망 이용료를 지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넷플릭스는 '낼 이유가 없다'며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디즈니 플러스 론칭 행사에서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총괄은 "디즈니가 가지고 있는 철학은 선량한 기업 시민이 되자라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의 좋은 일원이 되길 기대하며, 따라서 다양한 파트너, 콘텐츠 제작사, 통신사, CDN 사업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DN은 다양한 데이터를 미리 저장해 놓거나, 전송방식을 효율화해 최적의 경로로 사용자에 콘텐츠를 전달하는 서비스다.
반면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료 지급 문제를 놓고 소송 중이다.
넷플릭스는 그간 '접속'과 '전송'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접속은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전송의 경우에는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해왔다. SK브로드밴드와의 연결 역시 중계된 연결로 보아 '전송'에 해당하기 때문에 망 사용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 망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8년 5월 50Gbps 수준에서 2021년 9월 현재 1천200Gbps 수준으로 약 24배 폭증했으며, 이에 따라 회사의 손실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1심 재판부는 넷플릭스의 청구 가운데 협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은 각하하고, 망 사용료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을 기각했다.
넷플릭스는 1심 판결에 불복, 지난 7월 항소하면서 망 이용료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또 당초 이달 10일까지였던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을 연장하면서 법정 공방을 장기전으로 끌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로부터 망 이용 대가를 받아내기 위해 지난달 30일 맞소송했다. 이번 반소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지난 3년간의 망 이용 대가를 청구했다.
SK브로드밴드 측 대리인인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우선 일부로 10억원을 청구했다"며 "사실상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생각하나, 청구 금액과 관련해 통상의 재판 절차와 마찬가지로 법원이 주관하는 감정 절차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IP는 우리 것 추가 수익 배분 없어" 디즈니 "계약 내용 언급 어려워"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 업계와 상생을 위한 추가 수익 배분 문제로도 마찰음을 내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넷플릭스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면서, 제작사와 상생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작사가 넷플릭스에 '오징어 게임' 등 그야말로 대박이 난 작품을 공급해도 지식재산권(IP)이 넷플릭스에 귀속돼, 제작사는 아무런 추가 수익 배분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의원은 넷플릭스 콘텐츠 '오징어 게임'을 사례로 들어 "IP를 넷플릭스가 가져가면, 제작사들은 일정한 수익 이상을 받을 수 없다"며 "국내에선 방송사업자의 외주제작사 갑질 금지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는데, 넷플릭스도 제작사와 상생을 위한 계약서를 맺었느냐"고 질문했다.
홍석준 의원(국민의힘)도 "오징어 게임에서 발생하는 초과수익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최초 약정한 금액만 인정하고 있다"며 "일정 부분 수익 초과하는 것은 제작회사나 배우한테 당연히 배분되는 건데, 넷플릭스는 대박 작품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체 초과수익을 안 주고 있어, 이런 것들이 넷플릭스는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은 "지식재산권 관련한 계약은 계약에 포괄적으로 포함된다"며 "계약 관련 내용은 영업기밀"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들의 정당하고 충분한 수익 배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창작자들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로 계약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즈니 플러스 측도 계약상 내용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김소연 디즈니 코리아 디즈니 플러스 사업총괄은 "작품마다 또 그리고 계약적인 어떤 상황마다 조금 상이한 점이 있을 것 같아 명확하게 설명 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한테 가장 흥미롭고 또 재미있고 또 훌륭한 작품 소개해 드리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 저희 또 콘텐츠 파트너사들과 윈윈하는 모델로 그리고 서로 상생하고 성장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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