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무료는 기본, 누구 보다 빨리"…해외직구, '속도'로 당락 가린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아마존 상륙으로 '직구' 경쟁 본격화…핵심 전략 '배송 기간 단축'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11번가가 국내 이커머스 '해외직구' 시장에 불을 지핀 모양새다. 11번가의 해외직구 거래액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이후 3.5배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과를 보이자 경쟁사의 대응 마련이 한창이다.

차별화의 핵심은 '배송'이다. '하루라도 더 빨리,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하는 것이 향후 당락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11번가의 해외직구 거래액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이후 250% 급증했다. [사진=11번가]
11번가의 해외직구 거래액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이후 250% 급증했다. [사진=11번가]

◆6조원 직구 시장 '뜨겁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해외직구 거래액은 2018년 2조9천717억원에서 지난해 4조1천94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2분기 해외직구 거래액은 1조1천21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6% 성장하는 등 올해는 6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며 해외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 대형가전 위주였던 상품 품목이 다양화하고 있는 것도 최근의 추세다. 실제 지난 2분기 가전·전자·통신기기의 직구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반면 의류와 음식료품은 각각 30.4%, 23.3% 증가했다.

해외직구에 대한 높은 수요는 지난달 말 아마존과 함께 해외직구 서비스를 개시한 11번가 거래액에 고스란히 반영된 모습이다. 11번가에 따르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후 첫 일주일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해외직구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월 동기간 대비 250% 급증했다. 아마존 스토어 구매 고객의 상품 탐색 빈도 또한 기존 구매 고객보다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배송'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그간 해외직구 걸림돌로 꼽히던 배송비 부담을 없앤 것이 소비자의 구매로 자연스레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1번가는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우주패스' 가입자에게는 금액과 상관없이, 11번가 회원에게는 2만8천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아마존에서 한국으로의 배송 기간은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로, '특별 셀렉션' 제품은 보다 빠른 평균 4~6일 내 배송된다"며 "향후 더 빠른 배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직매입 방식을 통해 통상 2주 가까이 걸리던 배송 기간을 평균 3~4일로 줄였다. 사진은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사진=쿠팡]
쿠팡은 직매입 방식을 통해 통상 2주 가까이 걸리던 배송 기간을 평균 3~4일로 줄였다. 사진은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사진=쿠팡]

◆"무료 배송은 기본, 기간을 앞당겨라"

11번가가 국내 이커머스 '해외직구' 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키자 그간 해외직구 서비스를 선점해왔던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등 경쟁 플랫폼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쿠팡은 직매입 방식을 통해 통상 2주 가까이 걸리던 배송 기간을 대폭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쿠팡 로켓직구를 통해 구매할 시 평균 3~4일 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쿠팡은 관세청과 업무협약을 통해 직구 상품의 통관 속도를 더욱 높이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취급 품목 또한 대폭 늘릴 방침이다. 미국 상품을 대상으로 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던 쿠팡은 올해 취급 품목을 중국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홍콩 상품 소싱을 위한 현지 인력을 채용 중이다.

11번가 아마존 스토어 론칭에 맞춰 상품 구색 수도 700만개에서 800만개로 늘렸다. 최근 해외 직구 수요가 늘고 있는 캠핑과 아웃도어 특별전을 마련하고, 로켓직구 첫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등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가 인수한 이베이코리아는 G9를 통해 대응에 나선다. G9를 해외직구 특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직구 전문관 '니하오! 갓성비'를 선보였다. 가성비가 높은 중국 직구 상품을 모았다. 무엇보다 전 상품 무료배송을 내걸었다. 결제 역시 평소 사용하던 카드 및 계좌이체, 간편결제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핫딜 코너명을 '직구핫딜'로 변경하고 명품, 식품, 가전 등의 직구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정소미 G9 해외직구팀장은 "G9가 지닌 강점을 확대해 '해외직구는 G9'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굳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이커머스 또한 국내 직구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나섰다. 알리바바그룹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5일 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일부 지역은 최대 3일 내 배송이 가능하다. 만약 5일 내 배송되지 않는 경우 배송 지연에 대한 보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장은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빠른 배송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이 해외 물류센터를 강화하고 유통 절차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배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초점] "무료는 기본, 누구 보다 빨리"…해외직구, '속도'로 당락 가린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