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가석방] 경제 회복·백신 확보 '첩첩수심'…갈길 먼 경영 복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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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척해진 모습에 떨리는 목소리로 "죄송"…건강관리 집중하며 준법경영 강화할 듯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 후 207일만에 세상밖으로 나왔다.

이 부회장은 출소 후 국민들의 기대와 비난을 알고 열심히 하겠다는 첫 메시지를 남겼다. 이 부회장의 첫 메시지에 비춰볼 때 대형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경영 정상화 못지 않게 대국민 신뢰 회복과 조직문화 혁신이 중요한 만큼 '준법경영' 강화에도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4분쯤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타이 정장 차림의 이 부회장은 수감 전보다 많이 야윈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국민에게 송구하다며 경영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 잘 듣고 있고,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취재진이 남은 재판과 반도체 사업 등 경제 대책 등에 관해 질문했지만 이 부회장은 대답없이 목례 후 준비된 차를 타고 구치소를 떠났다. 이 부회장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후 떠나기까지는 채 3분도 되지 않았다.

이날 서울구치소 앞은 취재진, 유튜버,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재용 부회장이 '비난과 기대'라고 했듯이 환영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엇갈려 터져나왔다.

일부 시민들은 "고생하셨다", "백신을 구해와야 한다"며 환영했지만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사법 질서를 깨뜨렸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안도하고 있다. 다만 가석방인 상태로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관련 법에 따라 가석방 기간에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 시 보호관찰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취업제한 규정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이 부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별도의 재판도 받고 있어 수시로 법정에 나와야 한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은 건강관리에 집중하면서 일단 준법경영 등 신경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육안으로도 수감 생활, 수술 여파 등으로 수감 전보다 많이 야윈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급성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유증으로 체중이 7~8kg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인 상태로 해외 현장경영 등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준법경영을 강조하며 국민 신뢰 회복에도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삼성 준법경영감시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5월 대국민 회견때 무노조 경영 폐기를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가석방 하루 전날인 지난 12일 노동조합 공동교섭단과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사내 단체급식을 외부 중소·중견업체에 확대 개방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사내 급식을 계열사가 부당하게 독점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지적에 따라 상반기 사내 식당 2곳을 외부 업체에 처음 개방했고, 6곳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오는 17일 정기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 첫 공식 활동이 준법감시위 방문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등 여러 수사·재판을 받으며 삼성과 총수 일가가 부정적 과거와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며 "노사 관계 개선, EGS 경영 혁신 등 준법경영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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