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오뚜기가 내달 라면 가격을 13년만에 최대 12.6%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라면 가격 인상 요인이 없다며 반대 의사를 공식화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2일 "라면은 서민물가를 책임지는 대표 품목으로서 서민의 한 끼 식사로 사용되는 생활필수품"이라며 "오뚜기는 서민의 대표식품을 제조하는 기업답게 사회적 책임을 지고 이번 가격 인상을 재검토 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협의회 측은 라면의 원재료인 소맥분과 팜유의 가격변동을 살펴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의 수입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추세라며 소맥분의 경우는 2020년 kg당 326.3원으로 2012년에 비해서는 18.0% 하락했으며, 수입가격이 가장 비쌌던 2013년과 비교할 때는 22.0%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소맥분 가격도 2021년 6월 평균 358.2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4.5% 상승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또 팜유 역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3.9%로 감소추세를 보였다고 밝히고, 2020년의 평균가격은 813.0원으로 전년도 641.1원과 비교할 때 26.8% 상승한 수치지만, 2012년의 1천163.3원에 비하면 오히려 평균 30.1%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협의회 측은 "업체는 원재료 가격이 올라갈 때는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상분의 부담을 전가하고 원재료가 하락시에는 곧장 기업의 이익으로 흡수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오뚜기의 가격 인상 요인 중 인건비 부분에 대해서도 이 단체는 기업의 영업이익이 꾸준히 올라 인건비 인상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뚜기의 별도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2012년 1조 6천525억원에서 2020년 2조 3천52억원으로 39.5% 올랐으며, 동기 간 영업이익은 957억원에서 1천552억원으로 62.2% 올랐다. 같은기간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해는 2013년과 2019년 뿐으로 2020년의 매출은 9.3% 증가, 영업이익은 23.1% 증가했다. 심지어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7%로 9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때문에 협의회는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에서 종업원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5년 8.2%로 최고점을 나타낸 후 감소추세로 돌아섰다며, 2020년은 7.4%로 2019년의 7.8% 보다 0.4%p 낮았으며, 2021년 1분기는 6.8%으로 2020년보다도 0.6%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협의회 관계자는 "인건비 금액은 영업규모 증가에 따른 상승추세이나 충분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회사 입장에서 원가 압박의 요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인건비가 비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므로 이번 가격인상이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는 업체의 근거는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오뚜기는 내달 1일부터 진라면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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