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는 7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분야에서 네덜란드의 장비 생산력과 한국의 제조 강점을 접목시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영상회의실에서 루터 총리와 만나 "양국 수교 60주년에 화상 정상회의를 갖게 돼 더욱 뜻깊다"며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한국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가 됐고, 한국이 세 번째로 많이 투자하고 있는 유럽국가"라고 말했다.
루터 총리는 "60년간 양국의 우호 관계가 계속해서 증진돼 왔고, 경제 관계를 보면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호 교역이 (지난해) 100억 달러에 이르렀다"며 "과학기술, 문화, 교육 분야에서의 협력도 증진시키며 양국 관계가 더 풍부해지고 역동적으로 발전해왔다고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가장 많은 국가이며, 한-네덜란드 간 교역액은 독일에 이어 EU권 제2위 규모다. 지난해 교역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는 등 양국 교역과 투자는 활발한 추세다.
두 정상은 특히 네덜란드는 반도체 장비 생산 강국으로,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 강점을 접목시켜 상호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이 분야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네덜란드에는 반도체 전자회로를 만들 때 필수적으로 쓰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ASML이라는 굴지의 기업이 있다. 문 대통령은 "네덜란드는 반도체 장비 기술 강국이고, 한국은 반도체 제조 강국으로, 네덜란드 ASML사의 한국 EUV 클러스터 투자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양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핵심 파트너로서 상호 보완적인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루터 총리는 "반도체 산업 협력을 심도있게 논의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양국 화상 대화를 개최하자"는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첨단기술 강국인 한국과 네덜란드가 혁신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임에 의견을 같이하며, 양국이 수소, 미래차 등 4차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했다.
루터 총리도 양국이 첨단 기술을 농업, 도시 개발, 해운에 접목하는 데 있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동의했다.
아울러 그린 뉴딜과 기후변화 역시 양국의 주요 관심사라는 데 공감했다. 두 정상은 2050년 탄소중립사회 실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풍력·수소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루터 총리가 이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변함없는 지지를 표했다.
양국은 민주주의, 인권, 국제법 등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서 글로벌 무대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으며,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네덜란드의 인태구상에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들을 중심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네덜란드와 한국은 2016년 총리님 방한을 계기로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가 됐다"며 "오늘 정상회담이 60년간 이어온 양국 국민들의 우정과 신뢰를 한 차원 더 높은 관계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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