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실적 정체에 빠진 던킨(구 던킨도너츠)이 수제 도넛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직접 도넛을 만들어 갓구운 도넛을 파는 매장으로 리뉴얼을 시작한 것이다.
25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SPC그룹 자회사 BR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기존 던킨 강남본점을 '던킨 라이브' 1호점으로 오는 8월 중순께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던킨 미국 매장이나 글로벌 매장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한국에서 먼저 테스트하는 개념이다.
던킨 라이브는 최근 유행하는 수제 도넛을 던킨만의 스타일로 선보이기 위해 기획된 매장이다. 해당 매장은 새로운 던킨의 플래그쉽 스토어 개념으로 도넛을 직접 만드는 '수제 도넛'과 던킨만의 스페셜한 블렌딩 커피를 제공한다. 또한 '생동감 있는, 살아있는 도넛의 맛'을 콘셉트로 해당 매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처럼 BR코리아가 던킨에 신개념 매장을 도입하는 건 던킨이 최근 실적 정체를 겪고 있어서다. 던킨은 지난 2015년 1천89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후 성장이 멈췄다. 지난해 BR코리아 던킨 사업 부문 매출은 1천626억원으로 전년보다 9.1% 감소했다. 2019년 1천791억원, 2018년 1천690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던킨 매장 수(가맹·직영점 합)도 2017년 695개, 2018년 683개, 2019년 686개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업계에선 다양한 먹거리가 늘면서 도넛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졌고 관련 시장 규모가 같이 줄었기 때문에 이는 BR코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제과·제빵 브랜드에다 커피전문점과 경쟁사가 되다 보니 매출에 탄력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전체 도넛 시장은 몇 해 전부터 정체 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넛 시장은 2009년 2천900억원대로 정점을 찍은 후 여전히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도넛 시장 규모는 2천800억원을 기록했다.
BR코리아는 '수제' 열풍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분위기에서 '수제 도넛'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경쟁사 크리스피크림도넛의 사례를 보면 '수제 도넛' 선호도가 일반 냉동 도넛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롯데GRS 크리스피크림도넛은 2004년 한국에 진출하면서 이같은 '매장 생산' 전략으로 폭팔적인 매출을 끌어냈다. "'핫 나우' 네온사인에 빨간불이 켜지면 갓 나온 도넛을 무료로 맛보실 수 있다"는 마케팅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크리스피크림도넛 직접 생산 매장에선 네온사인에 불이 켜질 때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문전성시'를 이뤘다.
현재는 줄이 늘어설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수제 도넛' 매장의 매출이 더 높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140여개 크리스피크림도넛 매장 중 6월 기준 '수제 도넛' 매장은 총 11개, 그 중 8개는 '보이는 생산' 매장이다. 롯데GRS에 따르면 해당 매장은 대형 매장이 대부분이고 다른 일반 매장보다 20~30% 가량 매출이 높다.
BR코리아 측은 8월부터 일정 기간 동안 '던킨 라이브' 매장을 테스트로 운영한 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수제 도넛'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BR코리아 한 관계자는 "강남본점을 리뉴얼하고 있고 먼저 테스트 개념으로 매장을 리뉴얼한 후 향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먼저 던킨라이브 1호점이 강남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알코리아는 1985년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미국의 던킨사가 공동투자로 설립한 회사다. 허 회장과 특수관계인 3명이 지분의 66.67%를 던킨사가 나머지인 33.3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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