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세계 시장 점유율 2위 자동차 열 관리 업체 한온시스템에 대한 지분 투자로 7년만에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한국타이어가 새로운 인수합병(M&A)에 나설지 주목된다.
23일 관렵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 최대주주 한앤컴퍼니와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지난 22일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한앤컴퍼니 보유 지분 50.50%,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 보유지분 19.49% 등 69.99%다.
한온시스템의 전신은 1986년 한라그룹 계열사 만도기계와 미국 포드가 함께 설립한 자동차 공조시스템 전문 제조기업 한라비스테온이다.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와 함께 2014년 12월 한라비스테온공조를 3조8천억원에 인수했다. 한국타이어는 약 1조원을 부담했다.
당시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의 지분 매각 시 우선매수권 또는 동반매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한앤컴퍼니가 7년 만에 한온시스템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우선매수권 대신 동반매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매각설과 관련해 공시를 통해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관련해 검토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의 보유 지분 약 70%의 매각가는 8조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기업 M&A 사례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역대 최고가다.
초대형 거래 규모에도 불구하고 한온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전날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글로벌 3위 공조시스템 업체 프랑스 발레오, 4위 독일 말레 등을 비롯해 칼라일그룹·베인캐피털·블랙스톤 등 초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국타이어도 두배 이상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 막대한 투자 수익으로 새로운 M&A 추진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 참여 이후에도 꾸준히 새로운 M&A를 시도해왔다. KT렌탈을 비롯해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등이 한국타이어가 관심을 기울였던 기업들이다.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새로운 사명을 공개하면서 "전략적 인수합병(M&A)과 사업 확장성 등을 고려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지속 성장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그룹의 장기적 비전과 의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한국앤컴퍼니 사장의 형제 갈등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새로운 M&A 추진이 자칫 상대방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새로운 M&A를 추진하더라도 자동차 부품 기업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에 투자할 당시에도 현대차그룹은 사모펀드가 인수하는 것을 반대하며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