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 1. SSG 랜더스 유니폼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이 한가지 있다. 유니폼 왼쪽 어깨 밑에 붙어 있는 '현대카드' 패치다. 홈 유니폼의 유일한 검은색 패치인데다, 유일한 비(非) 신세계그룹 계열사 패치다.
# 2. 지난 4일 열린 SSG 랜더스의 KBO 개막전 경기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날 개막전 만큼이나 관심을 모은건 정용진 부회장의 스마트폰이었다. 더욱 구체적으로는 휴대전화 뒤에 꽂힌 '현대카드'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은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정용진 부회장이 자신의 SNS에서 서로를 '놈'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여기에 두 수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과 현대카드는 활발히 협업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현실 '찐친' 정용진·정태영
두 수장은 수차례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을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지난 2018년 9월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현대카드 본사를 찾아 정태영 부회장과 만난 후 그린카드를 발급 받은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정용진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정태영 부회장님으로부터 열심히 배우고 있는 정용진"이라는 글을 올렸고, 정태영 부회장은 "유통과 신용카드는 나눌 이야기가 많다. 지향점이 비슷하면 더욱 그렇다"고 글을 남겼다.
최근에는 지난 2월 정용진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볶는 놈 옆에 찍는 놈"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시하며 정태영 부회장과의 만남을 소개했다. '볶는 놈'은 중식 요리를 하는 자신이며, '찍는 놈'은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정태영 부회장을 의미한다.
정태영 부회장도 같은날 자신의 SNS에 정용진 부회장이 요리를 하고 있는 사진 여러장을 게시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사진과 함께 "요즘 중국식당은 여기가 최고인데 주방장이 조금 눈치가 보이고 부담스러움"이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친분이 워낙 두텁다보니 사업적인 목적을 갖고 만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만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카드 홍보하는 정용진, 랜더스에 광고하는 현대카드
정용진 부회장과 정태영 부회장의 이 같은 친분이 신세계그룹과 현대카드의 협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하다. 실제 양사가 '상부상조'하는 모습이 자주 비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현대카드가 내놓은 상업자전용신용카드(PLCC)다. PLCC는 카드사와 기업이 일대일 협업을 맺어 해당 브랜드의 디자인과 특화된 혜택, 서비스 등을 담은 상품이다.
현대카드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인 PLCC가 바로 이마트 카드였다. 이후에도 SSG닷컴, 스타벅스와도 협업을 맺고 PLCC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신세계그룹 야구단인 SSG 랜더스를 통해서도 양 수장의 친분을 확인할 수 있다. SSG 랜더스의 유니폼을 자세히 살펴보면 유독 눈에 띄는 광고 패치가 있다. 바로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SSG 랜더스와 스폰서쉽을 맺고 유니폼에 패치를 붙인 유일한 비(非) 신세계그룹 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현대카드' 패치가 붙은 왼쪽 어깨 상단은 우타자(좌타자 보다 우타자 비중이 높다)가 타석에 들어설 시 중계 화면에 바로 잡히기 때문에 광고(노출) 효과가 뛰어난 곳이다. 그 만큼 후원 비용도 수억원에 달할 만큼 비싼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대해 정용진 부회장은 정태영 부회장에게 자신 만의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열린 SSG 랜더스의 개막전 관전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의 휴대전화 뒷편에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꽂고 왔다. 이는 정용진 부회장의 철저히 계산된 행동이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자신이 언론에 수차례 노출 될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정 부회장이 휴대전화를 들고 경기장을 찍거나 셀카를 찍을 때마다 '스타벅스 현대카드'가 언론을 통해 노출이 됐다. 개막전이었기 때문에 시청률도 상당했다. 스타벅스와 현대카드는 정 부회장을 통해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누린 셈"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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