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고초려 새 대표는 롯데온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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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롯데그룹이 그룹 온라인몰인 '롯데온(ON)' 새 대표에 외부 인사를 발탁했다. '난파선'의 새로운 선장은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의 나영호 전략기획본부장.

올해 초까지 롯데온을 이끌었던 조영제 대표가 실적부진 등의 문제로 사실상 경질 된 후 두 달여 만이다.

롯데그룹은 나 대표 외에도 여러 인사들과 접촉하며 대표직을 타진한 바 있다. 하지만 1년여 만에 대표가 실적부진을 이유로 경질되고, 누적 적자가 천억 원을 넘는 상황에서 롯데온을 맡겠다는 사람은 흔치 않았다.

결국 롯데에 몸 담았던 나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롯데온 신임 대표로 임명됐다. 하지만 왜 성장세가 멈춰 매각 대상이 된 이베이코리아 임원이 롯데온 대표로 '영전'했냐는 불만도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가 롯데온의 마지막 '회생기회'라고 평가한다.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삼고초려해 제대로 된 대표를 임명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영호 대표 취임은 내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도 결국은 '순혈주의'를 깨지 못했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는다. 롯데는 끝까지 '롯데사람'만 고집하며 과감한 변화를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롯데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자부심이 높기로 유명하지만, 이런 직원들조차 롯데온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사석에서는 롯데온보다 쿠팡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내부 평가는 가혹하지만, 나름 이번 인사는 롯데그룹으로서는 파격적으로 봐야 한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의 4개 사업 부문 중 백화점 부문장만 부사장급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롯데온 대표도 부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 파격적임과 동시에 롯데온과 나 대표에게 그만큼 힘을 실어주겠다는 그룹의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 매출은 1천379억원으로 2019년 1천900억원보다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948억원, 출범 후 누적적자는 1천500억원이다. 심지어 롯데그룹은 롯데온 출범 당시 2023년까지 거래액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올해는 거래액에 대한 목표조차 공개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전은 중요치 않다. 어찌됐든 롯데온에 새로운 대표가 선임됐고 롯데의 통합몰인 롯데온은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 실망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시기지만 롯데온은 새로운 길을 나서야 한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와 스마일카드 등을 도입해 변화를 주도했던 나 대표가 어떤 식으로 롯데온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또 그가 이베이코리아 매각과 관련해 롯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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