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업체들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수·합병(M&A)도 가속화 되고 있다.
인공지능(AI), 5세대(G) 이동통신 등 신기술에 적용되는 반도체 수요 확대,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전망되면서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은 각각 키옥시아(구 도시바)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 규모는 약 33조원이다.
키옥시아는 2017년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분사한 기업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세계 낸드 플래시 부문의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2.9%), 키옥시아(19.5%), 웨스턴디지털(14.4%), SK하이닉스(11.6%), 마이크론(11.5%), 인텔(8.6%) 순이다.
마이크론이나 웨스틴디지털이 키옥시아와 합치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위권 이상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전망이다. 1위 삼성전자,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SK하이닉스와 경쟁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10조원에 인수키로 하고 규제 당국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반도체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M&A를 추진 중인 것 같다"며 "낸드 시장이 삼성전자, 키옥시아를 인수한 기업,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 SK하이닉스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AMD도 지난해 M&A를 발표하고 미국 정부 등에 승인을 요청한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47조원에, AMD는 프로그래머블(용도에 따라 설계를 바꾸는) 반도체 강자 자일링스를 39조원에 인수키로 하고 규제 당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이 잇달아 M&A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3년 내 M&A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인수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중이라 M&A가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M&A 대상을 신중히 탐색 중이라 실행시기를 특정하긴 어렵다"며 "기존 사업의 지배력 강화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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