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무선청소기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히 선을 없앤 것을 넘어 '먼지통 자동 비움' 기능 등 편의성을 내세워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매년 30%가량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00만 대에서 2019년 140만 대, 지난해 180만 대까지 시장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다이슨이 압도적인 점유율로 주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별화된 성능을 내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업계에선 시장 점유율을 LG전자 40~50%, 삼성전자 30~40%, 다이슨 10%로 보고 있다. 다이슨의 '독주 체제'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강 체제'로 구도가 바뀐 것이다.
◆ 편의성 강화에 집중…거치대에 '먼지통 자동 비움' 기능 탑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도 팽팽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무선청소기 신제품의 특징은 거치대에 '먼지통 자동 비움' 기능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먼지통 자동 비움' 기능을 먼저 선보인 것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먼지를 자동으로 비워주는 '청정스테이션'을 출시한 바 있다. 직접 먼지통을 열고 비울 필요 없이 먼지통을 분리해 청정스테이션에 꽂아주기만 하면 먼지가 자동으로 비워져 위생적이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삼성전자가 청정스테이션을 출시한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무선청소기 '삼성 제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삼성 제트를 구입한 소비자 중 청정스테이션을 함께 구매한 비율은 88%에 달했다.
이에 LG전자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당 기능을 탑재하면서도 보다 업그레이드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코드제로 A9S 씽큐' 신제품을 출시하며 청소기 보관, 충전은 물론 먼지통 비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올인원타워'를 선보였다. 먼지통을 분리하지 않아도 거치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먼지통을 비워주는 것이다.
올인원타워는 내·외부에 자주 사용하는 액세서리를 보관할 수 있어 공간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흡입구를 내부와 외부에 수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LG전자는 올인원타워가 이전 제품과 호환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청정스테이션과 충전 거치대 일체형 '비스포크 제트'를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 분리돼 있던 청정스테이션과 충전 거치대를 합친 제품으로, 비스포크 콘셉트를 반영했다.
무선청소기 신제품 무게가 줄고, 슬림해진 만큼 이전 제품의 경우 호환되지 않는다. 전작을 사용하면서 '먼지통 자동 비움' 기능을 사용하고 싶을 경우 거치대와 청정스테이션 일체형이 아닌 별도로 된 전작 청정스테이션을 구매해 사용해야 한다.
◆ 먼지 흡입과 물걸레 사용 함께 vs 별도…'기싸움' 팽팽
삼성전자와 LG전자 무선청소기는 물걸레 사용 방식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싸움도 펼쳐지는 분위기다.
LG전자 코드제로 A9S 씽큐는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했다. 물걸레 청소만 원하는 경우 먼지 흡입 기능을 끈 채 사용하면 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의 경우 LG전자와 달리 물걸레 청소 시에는 먼지 흡입 없이 물걸레 기능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분리했기 때문이다.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분리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는 자료를 통해 "물기를 머금은 먼지가 청소기 내부로 유입돼 곰팡이가 생길 걱정을 덜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걸레 브러시용 물통을 분리해 직접 세척할 수 있고 물걸레포와 청정스테이션 내부 먼지 봉투에 항균 소재를 적용해 각종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 준다며 '위생'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LG전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LG전자가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내놨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소비자들에게 물걸레와 흡입을 같이 할 경우 곰팡이와 세균 번식이 우려된다고 홍보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불만 조사를 통해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분리한 것"이라며 "물 묻은 먼지가 흡입될 경우 습기가 있어 제품 내부에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해당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허위 비방을 한 적이 있다"면서 "코드제로 A9S의 물걸레 흡입구는 고객 필요에 따라 동시 사용, 단독 사용이 가능한데, 삼성전자는 없는 기능으로 잘못된 비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먼지 흡입구는 앞에 있고, 물걸레는 뒤에 있어 흡입 후 물걸레가 지나가는 구조라 곰팡이 등의 우려가 없다"며 "실제 현재까지 서비스센터에 관련 문제가 접수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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