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온에어] "OTT·콘텐츠 키우자"…후순위 밀린 통신-케이블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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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장 개화에 우선순위 밀려…가입자 확보보다 플랫폼·콘텐츠에 방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전통적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파괴적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선택된 OTT에 여러 관련 사업자들이 수직계열화로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한류를 이끈 K-콘텐츠와 더불어 플랫폼 역할을 담당할 K-OTT 육성에 전념하고 있다. 'OTT온에어'는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OTT 산업 소식을 한 곳에 모아 전달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보고자 한다.[편집자]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지난해 유료방송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통신-케이블 합종연횡' 분위기가 일시에 가라 앉았다.

CJ헬로, 티브로드에 이어 케이블 인수합병(M&A) 2차전에 돌입했던 이동통신 3사는 'KT-현대HCN' M&A를 끝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전환된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나타난 급격한 미디어 시장 변화에 따라 이통 3사가 투자 우선순위를 전략 수정하면서, 추가 케이블 M&A는 논의 선상에서 다소 밀려나게 됐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케이블 추가 M&A에 다소 냉랭한 반응이다.

지난해 딜라이브와 CMB 매각 선언으로 발발한 통신-케이블 합종연횡 2차전에 따라 업계는 이동통신 3사 유료방송 지형도 변화를 주목해왔다.

CJ헬로 인수 이후 추가 M&A에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던 LG유플러스를 제외한다고 해도, SK텔레콤과 KT는 꾸준히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에 민감하게 대응했던 상황.

그러나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이후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케이블 업계에선 "지난해 말부터 SK텔레콤 측의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케이블사 몸값을 떨어트리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관심을 접은 것일 수 있다"며 추측했다.

지난 25일 SK텔레콤 제37기 주주총회에서도 케이블 추가 M&A 보다는 OTT, 콘텐츠 육성, 디즈니 플러스·넷플릭스와의 관계, 협력방안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미디어 사업 전략으로 SK브로드밴드는 '데이터센터 & 콘텐츠 투자' 그리고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 글로벌 진출'을 도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웨이브는 넷플릭스보다 약간 뒤처진 2위인데, 하루아침에 엄청난 서비스가 탄생할 순 없고,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주총에서 OTT 웨이브에 1천억원을 추가 유상증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 측은 "기존 확보된 자금을 비롯해 향후 추가 투자 유치, 콘텐츠 수익 재투자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웨이브는 투자금 확보와 함께 제작 분야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 스튜디오 설립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현대HCN 인수 이후 딜라이브 인수에 의사를 보였던 KT도 추가 케이블 M&A보다는 '스튜디오 지니'와 OTT 시즌 분사를 통해 미디어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에 따라 스튜디오 지니는 지적재산(IP)발굴부터 유통까지 담당하는 'KT 그룹 콘텐츠 콘트롤 타워'를 맡고, 시즌은 분사를 통해 통신사 부가 서비스가 아닌 독립적인 미디어 플랫폼으로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현모 대표는 지난 23일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지지부진하다"라는 말로 딜라이브 인수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구 대표는 "그 건은, 인수하는 것은 좀 진행 상황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일단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OTT 확대에 따라 우선순위서 밀렸으나…실시간 방송 여전히 중요

이동통신 3사가 케이블 추가 M&A보다 OTT, 자체 콘텐츠 역량 강화에 미디어 사업 방점을 찍은 것은 M&A를 통해 단순히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이 아닌,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신규 미디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성동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사회가 4차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짐과 동시에, IPTV는 레드오션을 넘어 OTT에 밀려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입자보다는 차라리 미래를 대비하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우선순위에 있어서 케이블 M&A가 밀리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 교수는 "케이블· IPTV· 현재 OTT까지 콘텐츠 육성을 병행하는 전략을 취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들이 넷플릭스라는 사업자를 만나 지금에서야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라며 "과거엔 유료방송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해외자본을 막을 수 있었다고는 하나, 지금은 같이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별 사업자들이 독립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제작, 공동투자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동통신 3사가 IPTV 사업자로서 유료방송시장을 안정시키고 발전시키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TV의 시대가 끝난다고 예단하기는 어려우며, 여전히 실시간 방송만의 장점은 존재한다"며 "IPTV 사업자들은 적극적으로 실시간 방송 시장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OTT 사업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망 품질 고도화 등을 통한 제대로 된 실시간 방송 서비스와 더불어 OTT·콘텐츠 전략을 취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IPTV 사업자들이 시장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적극적,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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