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태 여파에 농협 국회서 질타…"단위 농협이 투기 세력 자금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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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서 국회의원들 잇따라 지적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3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농협중앙회 등 산하기관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3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농협중앙회 등 산하기관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논란과 관련해 농협중앙회와 농협상호금융이 국회에서 질타를 받았다.

지역의 단위 농협이 투기 세력의 자금줄로 쓰이고 있다며 대출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3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농협중앙회·산림조합중앙회·한국마사회·한국농어촌공사·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산하기관에 대한 업무현황을 보고 받고 현안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만희 국민의 힘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에게 "3기 신도시 투기세력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대상이 대부분 농지였고 광명시흥지구 같은 경우에는 98%가 농지가 관련돼 있다"며 "(투기 세력이) 농지를 구입할 때 대부분 지역의 단위 농협들, 상호금융을 집중적으로 활용했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잘 이해하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3기 신도시의 지역농협에서 실행된 농지담보대출액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4천530좌수, 총 대출금액은 1조963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가 됐던 광명시흥 지역의 단위 농협에서 실행된 농지담보대출만 보면 지난 2월 3기 신도시 지정 당시 1천248억원으로 2017년 648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는 "3기 신도시 지정 전후로 개발 정보가 광범위하게 유출돼 농협이 투기세력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옆에는 NH(농협)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시중은행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40%고 상호금융은 160%까지 인정을 받아 농협이 더 많은 돈을 더 쉽게 대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투기세력이 단위 농협을 집중적으로 활용했다"며 "농협 임직원들 중에서도 이런 (개발) 정보를 가지고 투기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이를 점검할 의향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단위 농협의 대출이 농민보다는 일반 대출자, 비조합원에게 실행되는 비중이 높아 설립 취지와 다르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단위 농협의 순수 조합원 대출액 비중은 전체의 25% 정도에 불과했고, 75%의 대출자는 조합원이 아니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광명 농지를 구입한 LH 직원이 비조합원 신분으로 대출은 받은 북시흥농협은 3년전에도 29세 A씨에게 시흥신도시 1600평(5280㎡) 매입비용의 70%인 14억원의 대출을 승인했다"며 "상호금융의 토지담보대출이 조합원도 아닌, 외지인들에게 대출이 되고 있어 부동산 투기 세력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어 "신협(신용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 대출 비중을 전체의 1/3로 규정하고 있다. (농협) 상호금융은 정관에서 전체의 50%를 조합원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의무규정은 아니다"라며 "조합원 대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의 지적에 농협중앙회와 농협상호금융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LH 사태 등에 대해) 언론보도를 통해 듣기는 했지만 자세한, 세부적인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영해 전반적인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 출석한 윤종기 농협 상호금융 기획본부장은 "일반 농지담보대출 받고자하는 대출자들은 아무래도 농지의 경우 농협이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해 농협을 찾는 경향을 있고 농지소재지에 가까운 점포를 찾다보면 농협 점포가 접근성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는 농협 내부의 투기 점검에 대해 "지금 합동수사본부 등 정부 차원에서 조사나 수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농협 자체적으로 그런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금감원의 현장점검과 관련해 북시흥농협 본점 직원 5명이 감사를 받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서 농어인들의 자금 공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금감원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농지담보대출의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상모 농협 상호금융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현재 자가 격리중이어서 이날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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