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제주항공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경색된 현금흐름을 금용권 차입으로 메우고 있는 가운데 단기차입금이 1년 만에 14배 넘게 급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소식과 함께 LCC(저비용항공) 시장 구조개편 최대 수혜주라는 분석에 주가는 석달새 꾸준히 오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5일 장중 2만3천 원까지 뛰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11월부터 석달간 꾸준히 오르면서 70% 넘게 상승했으나 이날 오후 2시30분 1만9천800원에 거래되면서 단기과열에 대한 부담감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과 함께 LCC 시장 구조개편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앞서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면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을 제시했는데, 3사가 통합될 경우 LCC 대장주인 제주항공에도 수혜가 될 것이란 분석이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석달간 제주항공의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기관 투자자가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기관은 지난해 11월9일부터 전날까지 211억원 어치 사들인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54억원, 5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당장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382억 원을 단기차입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제주항공의 단기차입금은 1천419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19년 말 99억원에 비해 1천323.2%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76억원에 불과한 데다 적자경영의 장기화를 감안하면 자금조달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8.7% 줄어든 3천248억 원으로 나타났으며, 흑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천212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끊임없는 현금 소진으로 작년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지만 여전히 재무 안정성은 비우호적인 상태"라면서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1362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올해 추정치 기준으로는 자본잠식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다시 한번 유상증자와 같은 자본확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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