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엄니! 들려요?”
아무리 전화기에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 듯했다. 한 동안 전화기 저 너머엔 침묵만 흘렀다.
“누군데? 안 들린다!”
엄니는 한참 지나서야 반응한다. 전화기 너머 소리가 누구 소리인지 여전히 알지 못했다.
아마도 보청기를 뺐나 보다. 엄니는 오늘도 보청기를 빼놓고 지낸다. 귀에 넣으면 불편하다고 했다. 앞에 사람이 있을 때만 보청기를 사용한다. 전화벨 소리를 아예 듣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하루에 몇 번 전화해도 받지 않으면 걱정이 앞선다. 안부를 물어도, 소리소리 질러도 들리지 않으니 서로서로 답답함만 더 커진다.
노인성 난청은 65세 정도부터 고음에 대한 소리 듣기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음을 잘 듣지 못하다가 이후 전체적으로 청력이 나빠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전문의는 조언했다.
박경호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19세 이상 1만6799명을 대상으로 난청의 위험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나이가 많아질수록 청력이 점차 악화했다. 특히 65세가 넘어가면 6000헤르츠(Hz) 이상의 고음 청력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자 중 한쪽만 난청은 약 8%(1349명), 양쪽 난청은 5.9%(989명)로 집계됐다. 난청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많았다. 나이, 고혈압, 당뇨, 복부비만이 난청의 위험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지기능,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정신건강 요인도 난청과 연관성이 있었다. 난청 기준은 500, 1000, 2000, 4000Hz의 평균 청력역치 25dB 초과로 정의했다. 청력역치는 검사자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뜻한다. 정상 청력은 청력역치 평균 25dB 이하이며 이 기준을 넘어가면 난청 단계에 들어간다.
귀는 크게 외이(바깥귀), 중이(가운데귀), 내이(속귀)로 구분한다. 난청은 귀 구조 일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작은 소리를 듣기 어렵거나 들리는 소리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고령의 경우 소리가 들리기는 하는데 명확하게 들리지 않아 말소리를 정확하기 알아듣기 어려울 때 노화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수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초기에는 4000Hz 이상 고주파의 난청으로 시작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주파까지 진행된다. 노화성 난청의 원인은 노화에 의한 청각기관의 퇴행성 변화가 큰 원인이다. 과거에 노출된 소음, 만성질환 여부, 유전적 요인에 따라 복합적 영향을 받는다.
난청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청력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방법은 외이나 중이에 이상이 생긴 전음성 난청의 경우 원인을 교정하면 정상 청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
달팽이관이나 청신경 등 내이에 이상이 생긴 감각신경성 난청은 청각 재활을 통해 증상을 낫게 할 수 있다.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보청기 등 보조 장구를 착용하거나, 보청기를 사용할 수 없는 심한 청력 소실이 있으면 인공 와우 수술로 치료한다.
박경호 교수는 “난청을 빨리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전반적 청력 저하가 지속해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인지기능의 저하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난청의 위험성이 높은 고령 인구와 고혈압, 당뇨, 비만 환자들은 조기에 청력검사를 시행해 보청기를 비롯한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함께 앞으로 또 다른 감염병에 대한 대응 체계를 서둘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분당서울대병원의 사전 준비와 실제 팬데믹(대유행) 대처가 감염병 저널 ‘임상 미생물과 감염(CMI, 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n)’에 소개됐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을 가동해 중증환자를 맡은 분당서울대병원은 환자치료, 연구, 치료제와 백신 임상시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태 극복에 나서고 있다. 병원의 시스템 대부분은 팬데믹 이전부터 준비되고 있었고 수년 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상황을 계기로 체계, 장비, 인력 등을 전면 재정비한 결과이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미국 하버드대 아리아드네 연구소(Ariadne Labs)는 감염내과 김의석, 송경호 교수와 함께 분당서울대병원이 신종 감염병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조사를 진행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높은 수준의 음압 병상 확충 ▲원내 감염을 차단하는 자체 프로토콜 구축 ▲감염 대응 인원 확충 ▲감염관리 교육훈련 강화 ▲감염병 대응을 위한 조직개편 등으로 내부 역량을 강화해왔다.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지역사회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주목해 경기도와 연계,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나리오 훈련을 해 실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
특히 지역 내 경증환자는 외부 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중증도가 높은 경우 분당서울대병원의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음압병상)에서 맡는 연계 시스템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병원은 이러한 체계에 따라 수도권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필요하면 경증환자용 생활치료센터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송경호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 내용이 국제저널 CMI에 게재된 성과는 분당서울대병원의 감염병 대응능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유럽, 미국 등 세계 주요 의료 기관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의석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이후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지속해 구조를 개선하고 준비해온 것이 현재 팬데믹 국면을 이겨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감염관리 프로토콜과 시스템 강화에 힘쓰고 학계에 정보를 공유해 각국의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최근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푸드 테크가 발전하면서 소고기 대신 식물성 대체육 ‘콩고기’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콩고기는 말 그대로 콩으로 고기의 육즙과 식감을 재현한 식물성 대체육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체육 시장은 확산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세계 대체식품 시장규모는 2019년부터 연평균 9.5%씩 성장해 2025년에는 약 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의학적으로 소고기는 기혈을 보강하고 뼈와 근육을 강화해준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소고기의 지나친 섭취는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고지혈증,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고기의 식감과 육즙을 재현한 콩고기는 영양학적으로 소고기와 어떤 차이를 보일까? 먼저 이름과 다르게 ‘고기’로 접근하기보다 ‘콩’에 집중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콩고기는 소고기 못지않은 충분한 역할을 해낸다.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는 별칭이 붙는 이유이다.
영양학적으로 콩은 식물성 단백질과 이소플라본 성분이 골다공증 예방에 탁월하다. 또한, 육류와 반대로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돼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 사포닌 성분이 암세포 발생과 성장을 억제하기도 한다. 소고기에는 없는 섬유질이 풍부해 비만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콩을 생으로 먹으면 소화가 쉽지 않아 열을 가해 조리해야 한다. 단, 콩도 지나치게 먹으면 담이 생기거나 체중이 늘어날 수 있어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사실 콩고기는 이미 우리나라 사람에겐 친숙한 고기다. 짜장 라면 속 고기처럼 보이는 건더기가 바로 콩고기다. 모양과 식감이 아주 비슷해 대부분 사람이 소고기라고 착각할 정도이다.
강만호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소고기가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데 비만 사회에서는 과도한 소고기 섭취를 경계해야 한다”며 “다이어트와 심혈관 질환을 고려한다면 소고기 대신 콩고기에 도전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육즙과 식감을 재현한 콩고기가 육식주의자들에게 소고기 못지않은 씹는 즐거움과 건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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