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과거 잠시동안 높은 인기를 얻다가 사라졌던 무알코올 맥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재조명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홈술과 홈파티 트렌드가 정착되면서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뜨고 있어서다. 이에 무알코올 맥주의 시장 재도전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 81억 원에서 지난해 153억 원으로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2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향후 5년 내에 2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무알코올 시장 맥주를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하이트진로음료와 롯데칠성음료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2012년 '하이트제로 0.00'을 출시한 뒤 60%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이트제로 0.00의 지난 9월 한 달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하기도 했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트렌드가 확산되며 올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성장세가 계속되자 오비맥주도 지난 10월 무알코올 음료 '카스0.0'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스 0.0은 쿠팡에 입점한 지 7일 만에 초도 물량 5천282상자를 완판시키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 같은 공정을 사용해 맥주의 맛을 살렸음에도 '스마트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만 추출하는 데 성공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 외에도 글로벌 맥주 칭따오, 하이네켄 등 브랜드들도 앞다퉈 무알코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는 몇년 전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맥주와의 근본적 차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비주류 제품'에 만족해야 했던 무알코올 맥주가 이번 기회에 '주류 제품'으로 약진할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망은 희망적이다. 과거 유행했던 무알코올 맥주가 '맥주를 마시는 기분'을 낼 수 있는 상품에 그쳤다면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알코올만 없을 뿐 맥주와 같은 제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무알코올 맥주 제품들이 탄산수 등 제품들의 대체제로 선호되고 있어 시장에 충분히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시장 성장세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인사이트는 세계 무알코올 주류 시장이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바라본 바 있다. 특히 취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즐기는 음주'를 선호하는 저연령층이 주류 소비층으로 떠오를수록 이 같은 경향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업계는 무알코올 맥주의 특색을 살리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실제 최근 오비맥주는 '대국민 이불킥 제로 프로젝트'라는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이며 무알코올 맥주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 콘텐츠에는 취중에 발생할 법한 실수담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 소비자들의 웃음을 자아냄과 함께 '건전 음주'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 호평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취하기 위해 맥주를 마시기보다는 즐기는 분위기에 맥주를 곁들이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전연령층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무알코올 맥주 제품의 성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며 "특정 기업만이 제품을 만들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업체가 유사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어 앞으로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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