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세계 10위 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수자금을 투입하는 산업은행은 재무적 투자자(FI)이자 주요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16일 정부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고, 산은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8천억원을 투입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5천억원을 투입하고, 교환사채(EB) 3천억원 규모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진칼은 산은이 투자한 자금으로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이후 대한항공이 1조8천억원 규모의 아시아나 신주 및 영구채를 인수하게 된다.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두 항공사가 통합해 세계 10위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로 다시 태어난다.
국제 여객 수송 인원수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항공은 36위다. 두 항공사를 합치면 세계 10위로 올라선다. 보유 항공기도 249대가 되면서 에어프랑스(220여대), 루프트한자(280여대) 등과 비슷한 세계 10위권 수준이 될 전망이다.
대형화에 따른 시너지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되는 화물 부분에서는 세계 3위의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 화물부문에서 대한항공은 7위, 아시아나항공은 11위다. 코로나19 시대에 호황을 보이고 있는 화물 부문의 경우 대형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다.
또한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JV) 확대, 신규노선 개발, 해외 환승수요 유치 등에 있어서도 규모의 경제 실현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노선 운영 합리화, 운영비용 절감, 이자비용 축소 등을 통해 수익성 제고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로 두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대형 항공그룹에 소속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합병이 성사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점유율은 각각 22.9%, 19.3%에 달한다. 양사의 LCC들까지 더하면 60%를 넘어서게 되면서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힘들어진다. 또한 정부 주도로 합병이 추진되는 만큼 세계 각국의 기업결함 심사에서도 난관이 예상된다.
합병에 따라 중복되는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내부 직원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관련 노조도 이번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경영권 위협을 겪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진칼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인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소식이 알려진 직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주연합은 이번 인수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보전하기 위한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연합은 "부채비율 108%에 불과한 정상기업인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주주연합이 우선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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