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건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40%, 순이익은 60% 넘게 감소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다만 높은 수주실적과 견고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지속성장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천3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5% 감소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은 4조425억원으로 1.1%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1.6% 감소한 838억원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상황 장기화를 예상,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한 데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적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해왔다.
현대건설의 해외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만큼 높은 편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등과 함께 이라크 카르빌라 원유정제시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라크 셧다운 비용으로 400억원을 각각 원가에 반영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와 오만 등 해외 프로젝트 토목 및 플랜트 매출감소와 추가원가 반영이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올해 1~3분기 해외 매출액은 전년도 1~3분기(5조5천606억원) 대비 16.2% 줄어든 4조6천584억원에 그쳤다.
해외 수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 기준 현대건설의 해외 신규수주는 총 7조7천382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천210억원) 12.2% 줄었다. 이로 인해 해외 신규수주 비중은 전체 신규수주 대비 49.4%에서 35.3%로 급감했다.
다만 현대건설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건축 및 주택 분야의 수주를 이끌어내며 2조원대의 신규수주실적을 거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수주잔고도 전년 말 대비 16.4% 증가한 65조5623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약 3.8년치 일감이다.
수주는 홍콩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병원공사, 필리핀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 고덕 강일 공동주택 지구, 대전북연결선 제2공구 사업 등 국내·외 공사로 전년 대비 22.7% 증가한 21조89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 25조1천억원의 약 87.2%를 달성한 금액이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장기화 및 저유가 기조 등의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재무구조와 최고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등급은 업계 최고 수준인 AA-등급으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부채비율은 전년 말 대비 0.9%p 감소한 108.2%를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조 5천436억원이며, 순현금도 2조 9천797억원으로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계속되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 속에서도 설계·기술·수행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미래 신 성장 동력 발굴로 질적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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