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하나은행에서만 1천528억원가량 팔린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와 관련해 하나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와 비슷한 (양상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에 대해 들어봤느냐"고 운을 뗐다.
윤 원장은 이에 대해 "들어봤다"라고 답변했다.
배 의원실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 펀드와 관련해 삼일회계법인에 현지 실사를 맡겼다. 그런데 삼일회계법인의 이 이탈리아 현지 실사보고서엔 투자설명서와는 달리 '한남어드바이저스'라는 제3의 회사가 등장한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현지 운용사를 연결해주는 고리로 약 4%의 판매수수료를 받아갔다.
배 의원은 "판매사인 하나은행 수수료가 1.2%, 국내 자산운용사가 0.6%라는 것을 감안하면 (수수료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보이지 않는 회사에 지불하는 이 같은 구조는 매우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는 매출채권 매입가격도 상대적으로 높았단 지적이다. 배 의원은 "불량채권을 일반 채권 할인율(15~25%)보다 높은 가격(평균 할인율 7~8%)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남어드바이저스라는 회사가 불량채권 매입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펀드 회수가 불가능해 보이는 채권 비율을 PB(프라이빗 뱅커)들에게 축소해 설명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배 의원은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실사 이후 펀드 회수가 쉽지 않고 운용상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파악했지만, PB들이나 투자설명회에서는 이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며 "보고서에서는 회수 가능성이 적다고 평가되는 채권비율이 60.3~99.9%에 이른다고 돼 있지만, 실제 회수 불가능해 보이는 비율을 이보다 축소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하나은행은 이를 몰랐다고 하고 있다"며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대한 조사를 최근에 시작했는데,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역시 사기펀드라고 보는 게 맞느냐"고 질의했다.
윤 원장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정황상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금감원히 (하나은행에) 가서 철저하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와 같이 100% 배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윤 원장은 "조심스러운 것은 그것(라임 무역금융펀드)은 판매취소에 의한 것이었고,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건은 시점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사기로 가는 것은 형법의 문제로 다양한 측면에서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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