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총수 등극으로 현대차그룹이 3세 경영시대를 공식화했다. 정의선 회장을 시작으로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그룹들의 경영승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4일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지 2년여만에 그룹 총수로 올라섰다.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킨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 회장의 승진으로 현대차그룹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3세 경영 체제를 시작했다. 범현대가 3세들의 경영 승계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범현대가 3세 중에 정의선 회장의 사촌 동생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정지선 회장은 정주영 창업주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정몽근 명예회장은 2007년 12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장남이 회장으로 올라섰다. 정지선 회장은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과 함께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끌며 범현대가 그룹의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계열분리가 숙제로 남아 있다. 정지선 회장이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고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등을 계열분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3세 경영도 본격화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주영 창업주의 6남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이 경영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 이사장의 정치행보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오다가 정기선 부사장이 입사하면서 오너경영 체제로의 복귀를 시작했다.
정기선 부사장은 2013년 현대중공업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17년 말 현대중공업그룹 정기 인사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최고경영자(CEO)로 데뷔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의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까지 겸임하면서 그룹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인 초청 간담회를 진행할 때 현대중공업그룹 대표로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현대그룹의 경영권은 정주영 창업주의 5남 정몽헌 회장이 승계했지만 별세 후 아내인 현정은 회장이 이끌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분리되면서 그룹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주력 계열사였던 현대상선이 매각되면서 대기업의 기준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됐다.
현재 현정은 회장의 세 자녀인 장녀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차녀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 장남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는 모두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까지 경영 전면에 나선 사람은 없지만 정지이 전무가 주력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늘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막내인 정영선 이사는 투자은행에 관심이 높아 현대투자파트너스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주영 창업주의 7남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장남 정경선씨는 소셜벤처 투자자로서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2012년 사회혁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루트임팩트를 설립했고, 2014년 소셜벤처 양성과 사회적 부동산 개발을 위한 임팩트투자 회사 HGI를 설립했다.
한편 정주영 창업주의 동생들이 독립한 회사인 HDC·KCC·한라 등도 범현대가로 분류된다. 이들 대기업은 아직까지 2세 경영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분 승계를 시작하며 3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KCC는 정몽진·정몽익·정몽열 삼형제의 계열분리 수순을 밟으면서 상대방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하기도 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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