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7일 롯데호텔에서 '경총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2020년 정기국회'에서 코로나19 위기 상황 가운데 추진되고 있는 기업 부담 법안에 대한 우려와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장단 회의는 경총의 주요 정책활동을 논의하는 '공식 회의체'로, 지난 5월 13일에는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손경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과 고용유지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임에도 국회에 200건이 넘는 기업부담법안이 제출돼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경영환경 규제 개선을 통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평가를 불식시킴과 동시에 경제체질을 강화해 고용과 임금이 모두 좋아지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회의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심갑보 삼익THK 고문,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김용근 경총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총은 200개가 넘는 기업부담법안의 입법 논의와 관련해 이달 중에 관련 법안에 대한 종합적인 건의서를 작성해 국회에 전달하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경영계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 주요 이슈에 대해 경제단체들과의 공동대응 활동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손 회장은 우리 경제상황에 대해 "코로나19 이전부터도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가 고착화 됐으며 최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등 세율 인상으로 산업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위축돼 왔다"며 "지난 2년간 해외 직접투자 증가율이 38%에 이르는 등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투자방향을 돌리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뿐 아니라 영세상인들까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실업률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 이번 정기국회에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되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감사위원의 분리선임과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하려는 상법개정(안)에 대해 이사회에 외국금융투기자본과 투기세력들의 참여를 허용해 기술과 영업기밀을 노출시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주회사로 하여금 자회사 지분을 현행 20%에서 30%로 올리도록 한 공정거래법개정(안)과 관련해선 대주주에게 매우 큰 경영부담을 안기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배상제 도입 법안에 대해서는 블랙컨슈머와 법률브로커에 의한 소송남발과 기획소송제기로 인해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훼손과 회복하기 어려운 경영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기업들이 도전적이고 전략적인 신기술·신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소극적이 될 가능성 마저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손 회장은 노동조합법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ILO 협약 비준을 위해 추진 중이라지만 그 내용을 보면 해고자 등의 노조가입을 허용하고, 노조전임자 급여 수급제한을 푸는 등 노조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염려된다"며 "사용자에게 불리한 부당노동행위 처벌조항의 삭제, 노동쟁의시 사업장 점거 불허, 대체근로 허용 등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손 회장은 "지금은 기업들이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고용유지에 전력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이번 국회에서는 기업에 부담되는 법안을 보류하거나 경영계 입장을 우선 반영해 달라"며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평가를 불식시키고 민간시장 시스템과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해 고용과 임금이 모두 좋아지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우리 기업들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앞장서서 글로벌 경쟁환경을 감안하지 않은 각종 경영환경 규제,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처벌 조항 등을 개선하고, 노동권 강화 및 사회안전망 확대 정책과 맞춰 노동유연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개혁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국내외 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싶은 곳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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