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코로나19로 '1300억 적자'…차입으로 운영자금 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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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서 1725억원 빌려…6개월새 단기차입금 870% 넘게 증가

[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면세점과 호텔을 운영하는 호텔신라가 올 상반기 1천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로 인해 경색된 현금흐름은 금용권 차입으로 메우고 있는 가운데 단기차입금이 6개월새 870% 넘게 급증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4천666억원, 영업손실 1천302억원, 순손실 1천41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5.6%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서울신라호텔 전경 [사진=호텔신라]
서울신라호텔 전경 [사진=호텔신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서 하늘길이 막히면서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이 타격을 입은 점이 실적 발목을 잡았다. 면세사업을 운영하는 TR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1조2천89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2조4천533억원보다 47.4% 급감했다.

같은 기간 TR부문의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천519억원 흑자에서 964억원 적자로, 순이익은 1천34억원 흑자에서 1천26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호텔과 레저 부문도 336억원의 영업적자에 머물렀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 전망치보다 매우 부진한 실적"이라며 "면세점과 호텔 모두 적자로 전환됐고, 적자 폭도 당초 예상치보다 훨씬 컸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1천300억원의 영업손실은 호텔신라의 현금흐름을 경색시켰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사업들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재료비와 인건비, 기타영업비용 합계가 1조5천968억원에 달하면서 유동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5천억원을 넘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천108억원으로 6개월만에 58.5% 급감했다.

호텔신라는 부족한 운영자금을 금용권 차입을 통해 충당했다. 올해 상반기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해 외국계 은행인 HSBC, 싱가포르 대화은행(UOB)로부터 총 1천725억원의 운영자금을 빌렸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에선 각각 500억원과 559억8천688만원을 차입했으며, HSBC와 UOB에선 43억4천만원과 630억4천만원의 외화를 빌렸다. 작년 말 차입했던 196억9천652만원을 포함할 경우 현재 단기차입금은 1천922억여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6개월새 870% 넘게 불어난 것이다.

대출약정을 통한 운영자금 대출(외화 대출 제외)의 잔여 한도는 우리은행 1천450억원, 신한은행 1천억원, 국민은행 2천억원, 하나은행 400억원, 농협은행 500억원 등 5곳에서 5천350억원이 남아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운영자금이 더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차입금 규모는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다가 상승세를 보였던 호텔신라는 현재 7만5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 장중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 6월4일 8만4천600원보단 10.4% 내린 수준이다.

최근 한 달간 호텔신라의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대부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지난 8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312억원 순매도 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15억원, 7억7천만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선 호텔신라의 단기적인 실적개선 전망이 어둡다고 내다봤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따라 집객력 감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호텔부문의 경우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객실 점유율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종렬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각국의 입국제한 해제 조치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어서 면세점 영업적자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수 있지만, 결국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는 시점이 주가 재평가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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