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양식품, 아픈 손가락 '호면당' 앞세워 급식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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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외식사업 재정비 후 내년 초부터 본사·공장 급식 담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양식품이 그룹의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한 외식업체 '호면당'을 통해 내년에 급식 시장에 진출한다.

호면당은 수년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삼약식품의 계륵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최종 혐의는 벗어났지만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부부가 자회사 프루웰 자금 29억5000만원을 빌려주도록 조치해 배임으로 검찰기소까지 가는 부침을 겪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양식품은 호면당 사업 재조정을 통해 급식시장 진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내년 초께 호면당의 사업을 전면 재조정함과 동시에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장과 본사 직원들의 급식을 호면당을 통해 직접 맡아 운영키로 했다. 호면당은 현재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삼양목장을 통해 40여 명 가량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호면당을 통해 직접 급식 사업을 전개하게 되면 한 해 약 2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외식사업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올해 하반기에 호면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라멘에스', '호면&반' 등을 정리하고 외식 브랜드는 '호면당' 하나만 가져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대신 아워홈 등 외주업체를 통해 본사와 원주·익산·세종 등 공장 직원들에게 제공됐던 1천 식 가량의 급식을 호면당에서 맡게 되면서 급식 사업을 본격화 할 듯 하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삼양식품 ]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삼양식품 ]

삼양식품이 지난 2010년 인수한 호면당은 수 년째 적자 상태가 지속되면서 그룹 내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호면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외식 매장은 총 4곳으로, 광화문에 있는 누들 레스토랑 '호면당'과 롯데월드타워점에 있는 '라멘에스', 현대백화점미아·부산점에 위치한 '호면&반' 등이다. 매장 수는 호면당이 인수됐을 당시보다 5개나 줄었다.

매장이 줄어들면서 실적도 악화됐다. 매출은 지난 2014년 77억 원에서 지난해 18억3천30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기준 1억1천500만 원을 기록하는 등 수년 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 상태도 더 악화돼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 3억2천400만 원인 반면, 부채는 3억2천만 원 가량 증가한 73억5천만 원에 달했다.

이처럼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은 호면당을 좀처럼 놓지 못하고 있다. 호면당은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부부가 배임 혐의를 받게 된 주범으로도 지목된 곳으로, 그룹에선 아픈 손가락으로 불린다.

전 회장 부부는 삼양식품의 손자회사 호면당이 영업부진으로 경영이 악화된 상황에서 자회사 프루웰 자금 29억5만 원을 빌려주도록 조치해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를 받았다. 다만 법원에선 배임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전 회장 부부가 회삿돈 약 50억 원을 횡령한 혐의만 인정해 올 초 징역형의 실형을 확정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급식 사업과 관련된 부분은 현재 검토 중인 것이 맞다"며 "다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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