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전기차 가운데 국내서 최근 3년여 동안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코나'였다.
발화 기기는 대부분 배터리였다. 코나 화재 발생 원인은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 나오진 않았지만, 전기차 화재는 결국 배터리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아이뉴스24>가 최근 3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통계를 소방청에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일반 승용 전기차 가운데 화재가 일어난 모델은 한국지엠(GM)의 쉐보레 볼트와 현대자동차의 코나 등이었다.
구체적으로 지난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서 전기차 화재는 총 53건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볼트가 2건, 코나가 6건이었다.
이를 제외한 45건은 개발 중인 전기차뿐 아니라 이륜·삼륜차, 킥보드·전동휠, 자전거, 버스, 화물·지게차, 견인차량, 카트 등 다양한 전동화 차량이다. 총 22건이 기타 분류에 들어갔는데 일반적인 승용 전기차 외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전동화 차량이 그만큼 많아서다.
소방청 관계자는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는 전기 승용차 말고 할머니들이 끌고 다니는 것도 있고 연구실에서 만든 차도 있고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차량들이 있다 보니 기타 분류가 많다"고 설명했다.
승용 전기차에 한정해서 본다면, 볼트와 코나 두 모델인 것이다. 다행히 사망자가 있었던 사고는 없었다. 이 가운데 교통사고로 인한 화재는 볼트와 코나 각각 1건 씩 이다.
볼트 화재 나머지 1건은 지난 2019년 6월 10일 대전에 있는 주차장에서 전기기기용 전선·코드의 과부하·과전류로 인한 화재다.
코나 화재 나머지 5건은 2019년 3건과 2020년 2건이다. 2019년 7월 28일과 8월 9일 각각 강원도 공지와 경기도 일반도로에서 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으며, 같은 해 8월 13일에는 세종 주차장에서 원인 미상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올해는 4월 2일 경기도에 있는 한 주차장에서는 배터리 과열·과부하로, 5월 29일 대구에 있는 한 주차장에서는 배터리 원인 미상으로 화재가 각각 발생했다.
현재 국토부의 지시로 화재 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전기차는 코나뿐이다. 2019년 코나 화재가 연이어 발생해서다.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하고 있는 것은 코나 전기차 화재 조사만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조사를 하고 있는데 다발 건으로 있어 국토부에서 조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화재 원인 조사를 마쳐야 정확한 원인을 알겠지만, 통계를 보면 대체적으로 배터리에서 발화가 일어났고 장소는 주차장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주차장이어도 충전 중이 아닌 충전이 완료된 이후 주차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소방청에 따르면 볼트는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지만, 코나는 기계적 요인이나 원인미상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은 견딜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서는 전기로 인한 것이고, 기계적 요인은 견딜 수 있는 힘보다 더 많은 힘이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은 기본적으로 전기 자체 단말기라든지 합선 등으로 열이 발생하는 경우고, 기계적 요인은 과다 사용 아니면 다른 부위에 직접 물리적으로 닿아서 생기는 문제 정도로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은 모호하고, 사실상 전기차 화재 문제는 배터리의 문제고 이는 전기차의 가장 큰 취약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전기차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충전이 과하게 된다든지 충전 상태에서 전기를 꺼냈을 때 문제가 생긴다든지 다 화재 요인"이라면서 "결국 모두 배터리 자체의 불안정성으로부터 오는 배터리 문제다"고 얘기했다.
사실 이는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등 전자기기의 배터리가 뜨거워지거나 폭발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에너지 용량이 크다보니 배터리 상태가 약간만 불안정해지면 전기차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고, 폭발력과 피해가 클 수 있다.
과충전으로 인한 전자기기의 화재 가능성 또한 전기차에도 해당하는 문제다. 이 때문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도 85%까지 충전한 이후에는 자동으로 완속으로 충전 방식이 바뀐다. 열 발생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방지하고, 배터리 내구성에도 좋기 때문이다. 배터리 내부 각종 소재에 대한 것들의 내구성도 화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러한 것들은 근본적으로 전기차에 들어가는 액체 상태의 리튬이온 배터리 자체에서 오는 불안정성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 발화·폭발 가능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분리막을 통해 방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분리막 자체도 파괴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대안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김필수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상태라 외부에서 충격을 받으면 열이 급속히 확산해 폭발성 화재가 생길 수 있다"면서 "전고체 배터리는 그런 부분들을 고체로 바꾼 거라 충격에 견딜 수 있어 화재 등을 상당히 방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4~5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가 나오면 전기차 배터리가 훨씬 더 안정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정확한 원인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사고 차량을 케이스별로 보고 있는 건 아니고 전반적인 내용을 보고 있다"면서 "조사 완료시점까지 뭐라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지난해부터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며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캐나다에서도 지난해 발생한 코나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선 화재 예방을 위해 현대차는 국내외 코나 차량을 대상으로 배터리 관리 시스템 업데이트 작업을 무상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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