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남 얘기'…홈플러스 노사 임단협 협상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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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의행위 찬반 조합원 투표절차 진행…사측 "노조, 협상 의지 없었다"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데다가 거듭되는 노·사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유통업계의 '하투'가 현실화됐다. 홈플러스 노사의 임단협 협상이 결렬되면서다.

25일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홈플러스의 임단협 교섭이 7차 본교섭을 마지막으로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접수하고 쟁의행위 찬반을 묻는 조합원 투표절차를 이날부터 시행했다.

◆노조 "임단협 교섭결렬 전적 책임은 경영진에 있어"

노조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측이 지난 4월 1차 본교섭을 시작한 이래 7차례의 본교섭, 2차례의 실무교섭 등 총 9차례의 교섭에서 단 한번도 조합의 임금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조는 사측에 18.5%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연초부터 지속된 홈플러스의 노사 갈등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사진=아이뉴스24 DB]
연초부터 지속된 홈플러스의 노사 갈등이 결국 파국을 맞았다. [사진=아이뉴스24 DB]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은 임금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낼 수 없으니 단체협약부터 진행하자는 교섭 태도를 보였다"며 "노조는 임금과 단협 동시교섭이든, 일괄타결이든 입장을 요구했으나 경영진은 마지막 교섭까지 임금논의를 거부하는 비상식적 입장을 고수했다"고 비판했다.

또 노조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전향적 수정안을 준비했으나 회사의 임금논의 거부로 수정안을 제출할 기회조차 박탈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당초 18.5%의 임금인상안이 거부될 것을 예상하고 추가적 입장을 준비했었으나 사측이 임금협상 자체를 거부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노조는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결정적 이유가 MBK의 방만한 경영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5년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자체 조달 자금은 2조2천억 원이었으며 나머지 5조 원은 외부에서 빌린 차입매수(LBO) 방식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가 내고 있는 이익이 차입금에 대한 상환 비용으로 지출됐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홈플러스가 경영난을 이유로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점포 매각 등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MBK에 배당을 진행하고, MBK는 부채를 갚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이자를 갚기 위해 점포 등 자산을 지속적으로 세일앤리스백(매각후 재임대) 형식으로 전환했고 그 결과 임대료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며 "사측은 임원 임금 20% 반납 등의 형식적 조치만 할 뿐 실질적인 경영 실패로 인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 "노조 애시당초 협상 의지 없었어…법적 절차 따를 것"

이 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홈플러스는 협상의 의지가 없었던 것은 사측이 아닌 노조 쪽이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노조가 교섭 시작때부터 결렬 D-데이를 정해놓고 있었고 최종 결렬 이틀 전부터 피켓, 자보 등을 만드는 등 투쟁 준비에 몰두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신회계기준을 적용할 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억 원 수준에 그치며 당기순손실이 5천억 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노조의 임금안을 수용할 경우 추가 비용 지출이 3천7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금안 수용시 '1조 적자'를 발생시키는 기업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 노조가 138개의 단협안, 8개의 임금안 모두를 일괄 타결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반박했다. 사측은 처리 가능한 안을 먼저 처리하며 협상을 진행하려 했으나 노조 측에서 이 같은 입장만을 반복해 협상에 진전이 있을 수가 없었다는 해명이다.

홈플러스 사측은 협상을 결렬시킨 것은 노조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사측은 협상을 결렬시킨 것은 노조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사진=홈플러스]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MBK로의 배당금 지출 등도 전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점포 유동화를 진행하더라도 지속적 고용을 보장하고자 노력했으나 오히려 노조 측에서 사측의 제안을 묵살하는 행동을 이어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MBK에게 배당금을 지급해 부채를 상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홈플러스가 자체적으로 부채를 상환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자산 유동화 등도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을 전제로 진행하고 있으나 노조 측에서는 '그 작은 점포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근무할 수 있느냐'라는 등의 주장으로 사측의 제안을 모조리 묵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홈플러스는 노조의 쟁의신청 및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협상이 결렬된 만큼 상위 기관 및 법원의 판단을 받아 주장의 진실 여부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사는 노조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노조는 사측의 입장에 단 한 번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협상이 결렬된 만큼 향후 진행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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