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뒤 빠르게 회복하는 양상이지만 추가적인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최근 30달러를 회복한 가운데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는 '수요회복을 통한 점진적 회복'과 '생산 재개에 따른 하락'이라는 전혀 다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4월 20일 배럴당 –37.63달러로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했다. 하지만 5월 들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날에는 33.92달러까지 회복, 이달에만 80%나 급등했다.
국제유가의 급격한 반등은 공급축소와 더불어 수요 회복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서의 봉쇄조치 해제에 따른 석유 실물수요 증가와 미국의 자연감산 및 5월부터 시작된 OPEC+의 감산의무 이행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유가 움직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 재개에 따른 수요회복으로 상승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증대로 인한 공급과잉이 재현돼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 대립하고 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수요회복을 통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연구원은 "코로나19발 경제부진과 탱크탑 우려는 존재하지만 산유국 감산과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수요회복으로 점차 수급균형을 이뤄갈 것"이라며 "재고 소진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꾸준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6월부터 75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수지 균형 유가가 80달러 수준인 점도 유가 회복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재 가격이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일부 미국 셰일오일 기업은 30달러 정도면 생산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미국 업스트림 기업들도 생산 재개가 쉬운 지역 위주로 감산하고 있다"며 "산유국들이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어 감산을 통한 가격 상승세 지속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OPEC+ 외 국가들이 생산량을 늘린다면 6월 정례회의에서 OPEC+가 970만 배럴 감산을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여전히 늘어나는 원유 및 석유제품의 재고도 유가 상승여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