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가운데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동국제강을 2년 더 이끌게 됐다. 철강업계의 다운사이클 속에 나홀로 실적 성장을 이끈 장 부회장의 검증된 리더십을 통해 조직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장세욱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곽진수 동국제강 전략실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고 김이배 한국회계학회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기로 했다. 이같은 안건은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처리된다.
현재 동국제강은 '형제경영'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앞서 장세주 회장은 지난 2015년 3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수감되면서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하며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이어오다가 지난해 김연극 사장과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장 회장은 2018년 4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신년인사회, 철의 날 기념행사 등 공식적인 자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회장으로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 및 팀장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컨퍼런스'에 참석해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장 회장이 장남인 정선익 경영전략팀 이사에게 동국제강 주식 10만주를 증여하면서 묘한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장 부회장의 장남 훈익씨가 잇따라 지분 매수에 나선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일각에서는 오너3세 간 지분경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장 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장 회장 대신 장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면서 기존의 형제경영 체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 부회장은 경영현안을 장 회장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등 신뢰관계가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은 철강업계의 부진 속 나홀로 성장을 이끌며 실적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1천646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30.2%, 현대제철은 67.7%씩 감소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동국제강은 형제경영을 발판으로 실적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 회장과 장 부회장의 우애는 동국제강을 위기에서 극복하게 할 발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장 회장은 동생에게 경영 대부분을 일임하고 자신은 정중동(靜中動) 경영에만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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