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가가 6만원을 훌쩍 넘어 7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KCGI의 적극적인 행동주의 전략으로 현재 한진칼의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끝까지 완주하겠다"며 '먹튀'를 우려하는 시선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수익률로 대변되는 펀드의 속성상 주가를 대대적으로 띄운 KCGI는 이미 성과를 낸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기업의 장기적 가치 제고보다는 단기간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기대할 가느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장 한 관계자는 "KCGI의 경우 만족할만한 주가 수준이 형성되면 즉각 회수에 나서지 않겠냐"며 "연일 신고가를 새로 쓰는 탓과 주총 이후의 표대결이 남아 있어 엑시트 시기는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총 이후 향후 주가 추이를 고려해 만족할만한 시점에 당도하면 최대한 빨리 엑시트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반대하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의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한진그룹 1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와 주식 공동 보유계약을 맺고 '주주 연합(3자 연합)'을 구축하면서 한진그룹 지분 경쟁이 시작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26일 한진칼 주가는 16.50% 오른 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종가 기준 2013년 8월 출범 이후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주가 상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한진칼 주가는 전일보다 5.54% 오른 6만8천600원까지 치솟았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 21일 처음 5만원 고지를 돌파한 데 이어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계열사인 대한항공(2.23%), 우선주인 한진칼우(7.59%)와 대한항공우(3.99%)도 함께 올랐다.
한진그룹 측은 3자 연합이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열을 올리며 반박하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노조 연합은 한진을 조롱거리고 만든 조 전 부사장이 무슨 염치로 그룹을 탐내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장기화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KCGI가 추가로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다. 시장에선 한진칼 주가가 2021년 주주총회까지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주주총회에서의 핵심 안건은 이사회 멤버 선임"이라며 "조원태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지분은 37.12%이고 3자연합으로 분류되는 지분은 31.98%로 추산(2019 의결권 기준)돼 주주총회 참석률이 낮을수록 조원태 회장 측이, 높을수록 3자 연합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그룹의 한진칼 매집은 조원태 회장 일가를 긴장시키고 있고 경영권 분쟁 이슈가 존재하는 기간 동안은 주가가 강한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주가는 2021년 주주총회까지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3자 연합 내부에서도 각 주체의 지향점이 다를 수 있으며 결국 반도그룹이 의도하는 최종 종착지가 어디냐에 따라 주가 강세 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박빙의 승부가 될 주총, 그리고 지분경쟁 지속은 한진칼 및 계열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어느 한 편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앞으로 한진칼의 지분경쟁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KCGI측이 승리할 경우 경영 효율화를 위한 계열사들에 대한 경영진단 후 비핵심 사업부문 및 자산에 대한 매각에 나설 가능성 있고, 한진칼은 지분경쟁 이슈로, 대한항공과 한진은 비핵심 자산 매각 혹은 사업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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