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에 창사 이래 첫 노동조합이 설립된다. 최근 3개월 사이 삼성 계열사에서만 세 번째 노조 설립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조직위는 지난 17일 충남 아산시청에 노조 설립 신고증을 접수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9일 설립신고서가 교부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신고와 동시에 단체교섭을 비롯해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노조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한국노총 미조직 비정규사업단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노동조합은 신고제이기 때문에 신고와 동시에 사실상 노조로서의 효력이 발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으로 설립된다. 우선 오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범 선언을 할 계획이다. 향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노조 등 한국노총에 속한 다른 노조와도 적극적으로 연대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노총 관계자는 "아직 선전전이나 한국노총 행사 참석 등 차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노조 설립이 공식화된 것은 지난달 29일 노조 설립을 준비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만들어진 지 19일 만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OPI(초과이익성과금·옛 PS)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중소형사업부에만 기본급 100% 수준의 백화점상품권을 격려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이에 반발한 직원들의 노조 설립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설립을 위한 조직위가 꾸려졌고, 사내 직원들의 투표를 통해 상급단체를 한국노총으로 결정했다. 한국노총 역시 이에 발맞춰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를 전담하는 법률지원단을 조직하는 등 노조 설립에 공을 들였다.
첫 노조위원장은 두 명의 삼성디스플레이 직원이 공동으로 맡기로 했다. 대형사업부와 중소형사업부에서 1명씩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적으로 CL(커리어레벨)3 이상의 직급, 그룹장 등의 보직자도 노조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아직 노조원 숫자는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 한국노총 측의 입장이다.
한편 최근 삼성 계열사에 잇따라 노조가 생기면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1월 삼성전자에서 첫 상급단체 산하 노조가 설립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삼성화재에서도 노조가 공식 출범했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혐의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 등 고위 임원들이 다수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이 여파로 이상훈 사장은 지난주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도 최근의 노동조합 관련 이슈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아직 준법감시위원회에서 어떤 의제에 대해 논의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워낙 다뤄야 할 의제들이 많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3차 회의는 다음달 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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