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대한항공과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계열사 노동조합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투기세력과 결탁한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복수심과 탐욕을 버려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조원태 회장과 조 전 부사장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진그룹 노조가 사실상 조 회장의 편에 서며 소액 주주들의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3개 계열사 노조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몰아내고 조현아 전 왕산레저개발 대표와 반도건설, KCGI의 한진칼 장악 시도를 지켜보며 깊은 우려를 밝힌다"고 했다. 3개 계열사 노조는 전체 직원 2만4천여명 중 1만2천여명이 가입해 있다.
노조 측은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왕산레저개발 전 대표라고 칭하며 "한진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고 자중하라"고 비난했다.
왕산레저개발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2011년 설립 당시 대표이사를 맡아 대한항공 자본금 60억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로,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왕산레저개발을 매각하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4년 조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한진그룹의 오너 리스크에 대한 문제점이 연이어 제기되며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재선임이 불발되는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행동주의 펀드 KCGI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는 한진그룹의 오너 일가에 대해 비판하며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요구했고 결국 가족 간 경영권 갈등이 심화됐다.
이들은 "조 전 대표는 안하무인의 위세로 노동자들을 핍박했고, 그 결과 한진그룹은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이제 와서 또 무슨 염치로 그룹을 탐내는가"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KCGI에 대해 "투기 펀드에 몰려든 돈을 불려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고자 혈안이 돼있다"며 "KCGI의 한진그룹 공중 분할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반도건설에 대해서도 "기업이 장점을 상호 협력적으로 활용한 상생의 길이라면 환영하겠지만, 뒷골목 모리배들이나 할 만한 협잡으로 소탐대실의 길을 간다면 악덕 기업의 오명을 뒤집어 쓰고 그룹 전체의 저항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진그룹 노조의 조 회장 지지는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직원들과 대한항공 OB임원회 등은 현재 조 전 회장의 별세 이후 조 회장이 그룹 총수직을 맡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체제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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