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전 세계 1억5천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거느린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국 CJ ENM이 콘텐츠 동맹을 맺었다.
CJ ENM이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일부를 넷플릭스에 매각하면서 CJ ENM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유통하는 방식의 협력 전선을 구축했다.
넷플릭스로선 디즈니, 애플이 온라인 동영상 시장(OTT)에 가세한 상황에서 드라마, 영화 등으로 경쟁력을 입증 받아온 CJ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CJ ENM으로서도 숙제였던 콘텐츠 글로벌 유통이 원활해졌다.
21일 CJ ENM 및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콘텐츠 유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번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로 2020년 1월부터 3년간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아울러 CJ ENM이 유통권을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제작 콘텐츠 중 일부 작품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인다. CJ ENM은 금번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스튜디오드래곤 주식 중 최대 4.99%를 넷플릭스에 매도할 권리를 갖는다. 넷플릭스가 CJ ENM에 이어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가 되는 셈이다.
◆윈윈 전략···韓 콘텐츠 업계 넷플릭스 종속 커질듯
넷플릭스는 그동안에도 CJ ENM 일부 콘텐츠를 투자, 유통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예 지분까지 매입하면서 협력을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넷플릭스는 디즈니, 애플이 가세하면서 자국 미국에서 파이를 늘리기엔 한계가 왔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선 로컬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는데 영화, 드라마 제작 노하우가 있는 CJ ENM은 적임자라 볼 수 있다.
CJ ENM으로서도 넷플릭스를 통해 콘텐츠 제작비를 수혈하고, 이를 글로벌로 유통하는게 용이해졌다.
이번 협약이 CJ ENM이 내년 초 JTBC와 합작해 출시할 OTT에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CJ ENM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CJ ENM 관계자는 "JTBC와 합작사는 OTT 기반으로 한 합작법인"이라고 말했다.
CJ가 넷플릭스와도 동맹을 강화하면서 '웨이브'로 뭉친 지상파와 SK텔레콤 진영 사업 제휴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은 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에 디즈니플러스가 들어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한국 콘텐츠 업계는 넷플릭스에 더욱 종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예산이 큰 드라마를 제작하려 할 때 일단 넷플릭스부터 염두해 두는데 넷플이 아니면 한한령 때문에 투자 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넷플릭스의 대형 투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해외 자본 없이는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공략이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