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그룹 내 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화시스템 상장으로 '돈줄'을 확보한 데다 3분기 태양광 부문의 대약진으로 '경영능력'까지 입증하면서 다음달 임원인사에서 한화케미칼 부사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그룹 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내는 핵심계열사다. 김 전무가 한화케미칼의 지휘봉을 잡으며 그룹경영 전면에 등장, 대·내외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의 지배구조를 재편해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시스템 상장으로 에이치솔루션, 지분가치 600억 증가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전무 등 3형제가 100%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보통주 739만주(14.49%)를 1천163억원에 확보했다. 하지만 한화시스템 지분가치는 상장 5거래일 뒤인 이날 종가기준 1천760억원이다. 즉, 에이치솔루션은 자회사 상장을 통해 600억원 자산가치 증대효과를 거둔 셈이다.
한 기업이 보유한 투자회사 지분은 '공정가치금융자산'으로 대차대조표상 자산으로 반영된다. 지분가치 상승은 자산가치와 기업가치 증가로 이어져 향후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 가운데 에이치솔루션과 (주)한화 합병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지분을 매각할 경우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에이치솔루션은 주주인 3형제 일가에게 배당을 진행, 경영권 승계 자금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 전무가 김 회장의 (주)한화 지분 승계에 필요한 세금만 2천억원 가량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그동안 막대한 배당성향으로 3세 일가에 실탄을 지원해왔다. 에이치솔루션은 올해 400억원을 2018년 400억원, 2017년 500억원, 2016년 400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김 전무가 지난 2016년부터 받은 배당금만 총 850억원이며 배당소득세를 제외하면 실수령액은 719억원에 달한다.
◆태양광 경영능력 입증한 김동관 전무, 경영 전면 나설 듯
올해 전무 4년차인 김동관 전무는 한화그룹의 신성장 사업인 태양광부문을 이끌며 경영능력을 확실히 입증했다는 평가다. 한 때 실적부진으로 책임론까지 불거졌지만, 올해 한화케미칼 태양광부문의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실제로 한화케미칼은 3분기 석유화학 부진에도 태양광의 대약진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무려 62.5% 증가한 1천524억원을 기록했다. 기초소재 영업이익은 14% 감소한 756억원에 불과했지만, 태양광 부문에서는 2배 이상 성장하며 6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연초부터 진행해 온 멀티(Multi, 다결정)제품의 모노(Mono, 단결정) 전환 생산 효과와 주요 판매 지역인 미국과 유럽 시장의 수요 확대로 출하량과 판매가격 상승이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 모노 제품은 멀티 대비 효율이 좋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 전무가 다음달 진행될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한화케미칼은 내년 1월1일부로 김 전무가 속한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는 만큼 김 전무의 역할과 위상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핵심사업에 22조원을 투자하는 가운데 태양광 부문에 가장 많은 9조원을 투입한다. 재계 관계자는 "김 전무가 태양광 사업 실적을 호조로 이끌며 경영성과를 입증했다"며 "주요 기업의 후계자 승진 속도에 맞춰 김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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