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국내 최대게임전시회인 '지스타 2019'가 역대 최고 성과를 기록하며 17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올해 지스타는 중국계 게임사들이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넷마블, 펄어비스를 중심으로 한 한국 게임사들이 신작 등을 선보이며 수성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게임계 '초통령'으로 불리는 슈퍼셀의 브롤스타즈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넥슨의 불참으로 인해 불거졌던 흥행 부진 우려를 불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세를 이룬 '보는 게임'은 단순 e스포츠 경기 관람을 넘어 인플루언서들과 시청자들이 함께 소통하는 인터랙션 위주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총 관람객 24만4천명으로 최대치…中 공세에도 韓 게임 수성 평가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를 방문한 총 관람객 수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24만4천309명(추정치)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방문자인 23만5천133명보다 약 3.9% 늘어난 수치다.
개막일인 14일 4만2천452명으로 시작한 지스타 방문객은 2일차에는 5만216명, 3일차인 16일에는 9만234명으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날인 이날은 5시까지 6만1천407명이 현장을 다녀간 것으로 추정 집계됐다.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기업대상(BTB)관을 찾은 유료 바이어는 전년 대비 약 12.3% 증가했다. 올해 유료 바이어 수는 1일차 2천40명, 2일차 269명, 3일차 127명으로, 총 2천436명을 기록했다.
올해 지스타는 지난 14년간 개근해왔던 넥슨이 최초로 불참을 확정하며 시작 전부터 흥행에 대한 많은 우려를 자아냈다. 이로 인한 신작 발표 규모 축소와 볼거리 부족 관련 지적도 잇따랐다.
여기에 더해 중국 자본 공습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특히 미호요, IGG 등 중국계 부스가 행사장 입구 부근 대목 자리에 부스를 마련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에 설 자리를 잃는 모습이 이번 지스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넷마블과 펄어비스, 그라비티, 펍지 등 한국 게임들이 여전한 가능성을 선보이며 관련 우려들은 어느정도 사그라든 모양새다.
◆넷마블·펄어비스 신작 눈길…中 공세에도 韓 게임 수성
우선 국내 게임업계 '빅3' 중 유일하게 참여한 넷마블은 'A3: 스틸 얼라이브', '매직: 마나스트라이크',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등 4종 신작을 공개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들 게임들은 유명 지식재산권(IP) 및 자체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로, 한국 게임의 정형화된 틀에서 탈피해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웃집 토토로'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의 감성이 담긴 판타지 역할수행게임(RPG) '제2의 나라'는 실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이용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200부스 최대 규모로 도전장을 내민 펄어비스는 이번 지스타에서 신작을 깜짝 공개하며 전 세계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펄어비스는 신작 공개 행사 '펄어비스 커넥트 2019'를 통해 신작 '섀도우 아레나', '플랜8', '도깨비', '붉은사막'을 공개했다. 펄어비스 커넥트 2019 시청자는 공식 집계 약 7만명에 북미 유튜버인 티피컬 게이머 시청자 3만명을 더한 10만명 가량으로 집계됐다.
섀도우 아레나는 PC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에서 파생된 근접 배틀로얄 게임으로, 50명의 이용자가 경쟁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근접전투로 차별화를 꾀해 관심을 받았으며, 이외 붉은 사막은 검은사막의 뒤를 이을 차세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꼽혀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라비티 역시 라그나로크 IP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인기를 끌었다. 80부스 규모로 참석한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오리진,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 등 8개 출품작을 공개하며 총 80대 이상의 시연 기기를 마련해 이용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신규 출품작 외에도 장수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이 함께 소개됐다. 그라비티의 마스코트 '포링' 솜사탕 존과 포링 인형뽑기 및 즉석 경품 이벤트 등도 함께 준비됐다.
크래프톤 연합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도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펍지 측은 전시장 안팎에서 팬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이벤트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펍지 전시관은 배틀그라운드·언더독·파트너·아티스트 4개 테마존으로 구성됐으며, 부스 2층의 MD샵에서는 다양한 배틀그라운드 굿즈가 판매됐다.
전시관 옆에 마련된 외부 무대에서는 회당 최대 100명을 대상으로 '배틀그라운드 스페셜 퀴즈쇼' 등이 진행됐으며, 경품 증정 등도 이어졌다.
◆초등생 저력 보인 브롤스타즈…올해 역시 '보는 게임' 대세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슈퍼셀의 '브롤스타즈'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중심으로 크게 인기를 끌며 가족 단위 관람객을 대거 유치, 올해 지스타 흥행에 일조했다.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은 귀여운 캐릭터와 알록달록한 색감 등이 부모들에게도 큰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에 현장에서는 자녀를 위해 게임 이벤트 등에 참가, 상품을 따내기 위해 분투하는 부모님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보여졌다.
보는 게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를 보였다. 특히 유튜브가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한 가운데 아프리카TV도 부스를 확대해 참여하는 등 동영상 플랫폼들이 약진했다.
슈퍼셀은 15~16일 양일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브롤스타즈 e스포츠 대회인 '브롤스타즈 월드 파이널'을 개최하며 보는 게임 대세에도 합류했다. 이날 개최된 결승전에서는 유럽팀의 'Nova Esports'팀이 최종 승리를 차지했다. 한국 '곰세마리' 팀은 4강전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다만 지스타의 대세가 되고 있는 보는 게임은 e스포츠 경기 관람을 넘어 인플루언서가 리드하면서 시청자와 함께 소통하는 인터랙션 위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번 지스타 현장에서는 인플루언서와 시청자들이 함께 소통하는 보는 게임 문화가 두드러졌다.
지스타 2019 행사가 한창이던 당시 벡스코 BTC관 내 게임사 부스에서는 마이크를 붙잡고 현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인플루언서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현장 게임 대회를 중계하거나 신작을 홍보하는 역할을 맡았다.
BTC 부스를 마련한 아프리카TV는 자사 유명 BJ들을 동원한 현장 이벤트를 잇따라 진행했으며, 유튜브는 야외 부스를 통해 유명 게임 크리에이터들을 알리는 콘텐츠를 연달아 소개했다.
이와 관련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예전 지스타는 신작의 향연이었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e스포츠 같은 이벤트가 더 많은 행사라는 느낌이 든다"며 "신작이 없다는 게 우울한 현실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게임 이용이 '보는 것'으로 바뀌고 있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기에 꼭 부정적으로만 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올해 지스타에서는 또 LG유플러스가 5세대 통신(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지포스나우' 등을 소개한데 이어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과 가상현실(VR) 게임이 전시되는 등 일반인들이 신기술을 접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층 넓어진 야외 무대는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는 효과를 불러왔다. 오는 25일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영향으로 벡스코 컨벤션 센터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번 지스타는 과거 매표소로 활용하던 야외 이벤트 광장과 야외이벤트도로를 전시 공간으로 꾸미고 푸드트럭존 등을 조성했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지스타는 2년 연속 글로벌 게임기업이 메인스폰서를 담당하고, 새로운 참가사들이 주인공으로 나서 지스타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등 의미 있는 결과들을 남겼다"며 "지스타가 앞으로도 최신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고, 게임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문화행사를 아우르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