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펭-하!"
증권가에도 '펭수'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EBS가 선보인 키 210㎝의 10살 펭귄 캐릭터 펭수가 최근 직통령(직장인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하자 금융투자업계도 관련 수혜주 찾기에 나선 것이다. 발 빠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미 일부 종목은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아 에듀테크 전문기업인 유엔젤은 이달 들어서만 44% 급등했다. 이 회사는 2017년 EBS와 보유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기간 예스24는 펭수 관련 캐릭터 상품을 판매한다는 소식에 5% 넘게 뛰었다. 펭수 수혜주란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 종목은 펭수의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트 펭TV' 누적 조회수가 3천만뷰를 돌파한 이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펭수는 EBS가 지난 4월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의 10분짜리 코너 '자이언트 펭TV'와 동명의 유튜브 채널에서 동시에 선보인 캐릭터다. 이날 현재 유튜브 구독자수만 54만7천명에 이르는 대세 크리에이터다. 방탄소년단(BTS)와 같은 우주대스타를 꿈꾸며 남극에서 헤엄쳐 왔다는 펭수는 원래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매력적인 언행으로 2030 세대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며 활약하고 있다.
펭수의 이 같은 대중적 인기는 금융투자업계가 크게 주목하는 부분이다. 캐릭터의 산업적 가치가 향후 전방위적으로 뻗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뽀로로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수혜주 찾기가 이뤄졌던 과정이 펭수와 관련해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펭수 굿즈 출시가 본격화되면 수혜주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산업 시장규모는 지난 2017년 11조9천223억원으로 2005년 2조700억원에서 12년만에 6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뽀로로는 2003년 출시 이후 세계 100여국에 수출돼 연간 150억원 수준의 판권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연초 아기상어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자 캐릭터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펭수를 통해 기존 미디어산업 구조 재편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상파 방송국인 EBS가 생존을 위해 신생 미디어인 유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단 점에서다.
하 애널리스트는 "기존 미디어의 광고매출 감소세는 이미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상태"라며 "펭수를 계기로 유튜브라는 기술 혁명에 산업자본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미디어산업 구조 자체가 재편을 본격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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