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커머스 공세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이 3분기 동안 영업이익이 56%나 줄어들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롯데인천개발 등 과점주주 간주 취득세 등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는 입장이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와 마트·하이마트의 전반적인 부진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0% 감소한 876억 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4조4천47억 원으로 5.8% 감소했고, 당기순익도 233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 급감은 중국 사드 보복 직후 57.6% 감소했던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할인점과 하이마트의 부진 영향이 컸다. 롯데마트는 3분기 영업이익이 무려 61.5% 감소했고, 하이마트는 48.4%나 줄었다. 매출액은 홈쇼핑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이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5분기만에 다시 적자전환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시장간 경쟁 심화와 국내 소비 경기 부진의 힘든 여건으로 인해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며 "중국사업 효율화 및 동남아 기존점 매출 신장, 판관비 절감 등의 노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속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누계로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9% 줄어든 13조3천80억 원, 영업이익이 24.1% 감소한 3천844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33억 원을 기록했지만, 3분기 누계로는 1천6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백화점의 경우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7천322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패션상품군(명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양극화 된 소비 영향이 컸다. 또 해외 기존점은 인도네시아(4.9%), 베트남(17.6%)이 선방했지만 텐진 동마로점 등 현지 백화점 영업종료 등에 따른 중국(-11.2%)사업 부진 영향으로 매출이 1.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올 초 인천터미널점 편입으로 16.8% 증가한 1천41억 원을 달성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인 국내 점포의 리포지셔닝을 통한 효율적인 운영, 오프라인 체험형 MD 확대, e커머스사업 강화 등으로 백화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위기감을 반영하듯 할인점 매출은 시장의 예상보다 더 심각한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나 급감했고, 매출액도 1조6천637억 원으로 2.6% 줄었다. 온라인에 치인 탓도 있지만 롯데가 일본 불매운동의 집중 타깃이 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점포는 판관비를 79억 원 가량 절감하는 노력을 펼쳤음에도 매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급감은 막질 못했다. 국내 기존점 매출은 11% 줄었고, 누적 매출도 6%나 감소했다. 신선식품, 가공, 생활용품, 패션, 토이저러스 등 전체 카테고리 매출이 부진했던 탓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점포 효율 개선 노력과 베트남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해외 매출은 3천810억 원으로 14.7%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17.3% 늘어난 100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대해 향후 선별적 출점 및 현지 온라인 쇼핑몰(ILotte)과의 협업, 자체 모바일 배달 앱(App)인 '스피드 엘(Speed L)' 제휴 확대 등을 통해 지속 사업 영역을 확대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자제품전문점인 하이마트도 에어컨 등 계절가전 판매 부진과 함께 온라인에 치여 3분기에 우울한 성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1.6% 줄어든 9천836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48.4% 감소한 334억 원에 그쳤다. 온라인쇼핑몰이 31%나 증가했지만, 온라인과의 판매 경쟁에 나서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에 하이마트는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주거 관련 콘텐츠를 통한 상품을 제안하고, 고객 참여형 콘텐츠 개발, 온라인 트래픽 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 높이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시장간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단가 하락과 3분기 매출 비중이 높은 계절가전 매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며 "향후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체험을 결합한 옴니스토어를 확대하고 대형 가전 중심으로 프리미엄 상품의 매출 활성화 및 차별화 상품 운영, 적자점포페점 및 점포 통합 운영을 통한 점포효율화를 진행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슈퍼도 오프라인 침체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든 4천757억 원, 영업손실은 지난해보다 80억 원 가량 늘어난 23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선식품, 가공생활 등 전체 카테고리가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점포 수가 지난해 551개 점에서 올해 533개 점으로 줄어든 탓도 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오프라인 구조조정으로 매출 감소에 따른 영업 적자가 확대됐다"며 "온라인 신선상품의 고성장에 따라 대도시 위주로 근거리 1~2인 가구를 집중 공략해 지속적으로 배송권역을 확대하고 인건비 효율화 및 물류효율 개선 등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타 계열사 적자도 300억 원에 달했다. 지분법손익은 21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또 롯데쇼핑은 불매운동에 따른 실적 악화를 의식한 듯 이번 IR 자료에서 지분 합작사인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의 실적을 2년 만에 비공개로 전환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최대 50% 하락한 것으로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PB 브랜드, 해외 라이선스, 단독 상품 등을 보강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또 '원 TV' 등 수익 중심 채널 확대, 유료회원제 확대 등의 영향으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2천390억 원,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250억 원을 달성했다.
롯데쇼핑 IR 관계자는 "올해 3분기는 전반적인 국내 소비경기 악화와 온-오프라인 시장간의 경쟁 심화되고, 채널간 최저 가격 전쟁 재발되는 등 그 어느때 보다 어려운 시기"라며 "향후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DT(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을 통한 옴니(OMNI) 쇼핑 환경 구축, 고객체험형쇼핑환경 구현, 물류혁신을 통한 e커머스사업 강화 등으로 롯데쇼핑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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