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배터리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진(CEO)이 16일 회동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렬됐다. 양사는 향후 회동 일정조차 잡지 못하면서 LG-SK 간 소송전이 격화될 조짐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1시간 가량 서울 한 모처에서 회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들은 추후 회동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날 "양사 CEO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눴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CEO 회동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물밑에서 조율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서 산업부 관계자는 동석하지 않았다. 두 회사간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부가 직접 나설 경우 지나친 간섭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일단 양사 CEO만 참석하고 입장차가 계속될 경우 추후 중재역할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번 첫 회동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LG화학은 이번 CEO 회동과는 무관하게 SK 측이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와 손해배상 방안 마련 등을 마련해야 구체적인 협의에 나서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다만 두 기업이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비방을 줄이고 물밑에서 논의를 진척시킬 경우 극적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양사 총수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이번 소송전은 LG화학이 지난 4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배터리 기술유출 혐의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은 6월 국내법원에 LG화학을 명예훼손 혐의로 제소하고 최근 미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미국법인, LG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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