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해 가뜩이나 시끄러운 바른미래당이 발칵 뒤집혔다.
나 원내대표는 7일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21대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보수 통합이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유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통합 시점에 대해서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나가야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하고 있는 바른정당계, 안철수계와의 통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 내용과 관련, "평소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우파 가치들을 같이 할 수 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하는 게 대한민국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유 의원과의 통합은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손 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격앙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바른정당계가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배경에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목적이 깔렸다는 의구심을 줄곧 제기해 왔다.
실제 손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정당계가 손학규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는 손학규를 퇴진시킨 후 개혁 보수로 잘 포장해 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유 의원을 겨냥, "한국당으로 가려면 혼자 가라"고 일갈한 바 있다.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과 유승민계,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 간 구체적인 이야기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렇지 않고서야 나 원내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했겠느냐"고 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또 다시 스토킹했다"며 "스토커 노릇을 계속 한다면 한국당을 상대로 접근금지신청을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재훈 사무총장도 "손 대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당을 사수할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는 잠꼬대 같은 말 더 이상 하지 말고 한국당이나 잘 추스르라"고 꼬집었다.
당사자인 유 의원은 한국당행(行) 가능성을 줄곧 부인하고 있다. 이날도 나 원내대표 또는 한국당 측과 통합 논의가 있었는지 묻자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나 원내대표 언급대로 손 대표가 '정리' 되는 일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추석 때 당 지지율이 10%에 못 미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가 번복할 만큼 당권 사수 의지가 강하다.
양측의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 한국당과 유 의원 측이 합당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듯, 21대 총선이 가까워지면 양측 모두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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