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이동통신사 KT와 인터넷 기업 네이버는 토종 클라우드 '투톱'으로 꼽힌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공세 속에서 버티고 있는 몇 안 되는 국내 기업인 것.
양사는 올해 클라우드 관련 매출을 확대 등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상태다. 두 회사의 클라우드 사업 전략은 어떤 점이 비슷하고, 또 어떤 점이 다를까.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토종 기업인 KT와 네이버의 클라우드 시장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통신 및 포털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클라우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울러 어떤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지도 관심사다.
실제로 KT는 직접, 네이버는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를 통해 관련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차별점을 보인다.
KT는 대개 자회사 분리보다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편이다. 미디어 사업만 해도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하는 것과 달리 KT는 직접 하는 식이다. 블록체인 사업도 마찬가지. 올들어 기존 팀을 '클라우드사업담당'으로 격상시키고 내부적으로 위상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주요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립시켜 키우는 전략을 쓴다. 인터넷 기업답게 빠른 의사결정 구조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무게를 두는 것. 클라우드 사업 역시 2009년부터 네이버 계열사 IT인프라를 지원해온 NBP를 분할해 맡겼다.
서비스 경쟁력 측면에서는 KT는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것. 이는 KT가 통신 사업자이자 데이터센터 사업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사업자들은 대개 국내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료를 내 원가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KT의 '킬러 서비스'로는 '클라우드 링크(Lan2클라우드)'라 불리는 네트워크 서비스를 꼽는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aaS)·플랫폼(PaaS)은 글로벌 사업자들이 월등히 앞서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강점이 있는 IaaS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실제로 KT가 제공하는 80여개 클라우드 서비스의 상당수는 IaaS 영역에 해당한다.
반면 NBP는 상품,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NBP의 서비스 수는 2년 전인 초창기 6개 카테고리 22개에서 지난달 기준 15개 카테고리 119개까지 늘어난 상태. 매달 2~3개 상품을 꾸준히 내놓은 셈이다. 그런 만큼 상품 구성과 기술력 면에서 글로벌 사업자와 견줄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는 게 NBP 측 자평이다.
또 클로바(음성인식 AI), 파파고(번역 AI), 챗봇 등 네이버의 AI 서비스를 API 형태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특히 장애 대응은 두 회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사항. 지난해 발생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서비스 장애 당시 불만족스러웠던 고객 경험을 파고드는 것으로 보인다.
KT는 "글로벌 사업자가 장애가 나면 파트너사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하고, NBP는 "해외 기업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잘 작동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기업보다는 두 회사가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획득한 KT는 공공 사업 경험을 통해 확보한 역량으로 분명한 경쟁 우위에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NBP는 국내 사업자 중 최대 보안인증을 확보하고, 공공기관 전용 서비스를 쏟아내며 이를 바짝 뒤쫓고 있다. 양사 모두 올해 클라우드 사업 매출을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올리는 것이 목표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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