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첫 간담회를 가진 게임업계가 산업 진흥에 대한 문체부 역할에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장관의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날 만남을 호평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9일 경기도 판교를 방문해 국내 주요 게임사 및 중견 게임업체 대표, 관련 협회·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장,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비롯해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권영식 넷마블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양동기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대표, 문지수 네오위즈 대표, 김성균 리얼리티매직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양우 장관은 게임업계의 다양한 애로사항을 청취했으며 이에 대한 문체부 차원의 진흥책 마련 등을 약속했다.
월 50만원으로 제한됐던 온라인게임 결제한도와 관련해서는 "이르면 5월, 늦어도 6월 중 폐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규제 완화 의지를 드러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사회적·의학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게 유감"이라며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외 게임업계에 대한 세제 혜택 및 정책금융 지원, 모태펀드 문화계정 게임전문 펀드 확대를 통한 직접 투자 계획 등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문체부 차원에서 게임문화·산업 진흥정책을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 이날 현장에서 나온 의견들을 향후 정책과제로 삼아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중국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이슈 및 세제 혜택, 타 부처와의 공조 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판호와 관련해서는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문체부가 판호와 관련해 중국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며 "중국 문화여유부 등과 함께 이를 기획 중이라고 들었다. 문체부는 이면에서 끊임없이 판호 관련 협조 요구 등을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간담회 참석 관계자들 "이해도·진흥 의지, 기대 이상"
이날 현장에 자리했던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박 장관의 업계 이해도 및 산업 진흥 의지 등이 "기대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지금까지 본 장관 중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았다"며 "중소기업 및 대기업들이 가진 현안에 대해 두루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해결하는 방법론까지 세밀하게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게임 쪽이 친정이라면서 게임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등을 같이 해결해나갈테니 게임인들이 당당하길 바란다고 강조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며 "게임업계는 대환영"이라고 전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를 바로 언급해 의외였다"며 "타부처와의 공조를 위해 스스로 파워를 내려놓을 줄 아는 부분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제대로 된 세제혜택을 받지 못했던 문화 산업 쪽에 대해 다른 제조업과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이야기한 것도 새로웠다. 업계 현안이 머릿속에 잘 정리돼있다는 인상을 받았고, 무엇보다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며 WHO 게임장애 질병코드와 관련해 문체부가 적극적으로 나선 점도 높이 샀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이같이 실체적으로 규제를 열어준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실제 결과를 보여준 부분에 대해 감사하고, 진흥의 분위기에서 관련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계도 공조하겠다"고 전했다.
박 장관과 이야기를 나눴던 김성균 리얼리티매직 대표는 "장관께서 산업 이해도가 높고 의지가 있다고 느껴졌다"며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게임업계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VR 게임 쪽과 관련해서는 "게임 개발이 끝나고 인증을 받을 때와 사업장 인허가를 받을 때 복잡한 문제가 많은데 곧 이를 교통정리 해주는 제도 변경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리얼리티매직을 방문해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체험했으며, 엔씨소프트에도 들러 김택진 대표와 개별 면담 시간을 가진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들이 말로만 끝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우선 내주부터 온라인게임 월 결제 한도 폐지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에는 가뭄 속 단비와도 같았던 날"이라며 "장관께서 일단 깃발을 꽂았으니 이행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앞으로 실제 실행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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