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재계의 총수(동일인) 지정을 대거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공정위 동일인 지정에서는 자산 순위 5대 그룹 중 4위 그룹인 LG그룹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바뀐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5대그룹 동일인 중 3대 그룹 동일인이 교체된 셈이다.
또 재계 순위 13위, 14위인 두산그룹과 한진그룹의 동일인도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공정위와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조만간 대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발표한다.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 대기업집단을 지정해 발표하는데, 동일인의 변경이 생길 땐 같이 포함된다. 올해의 경우 한진그룹 내부 사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늦춰졌다.
이번 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 발표에서는 주요 그룹의 동일인 변경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은 그룹 지배력과 지분율, 경영활동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정하고 있다. 당장 LG그룹의 변화다. LG가(家) 3세로 지난 23년간 LG그룹을 이끌어온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5월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어 4세인 구광모 회장이 지분 승계와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이에 공정위가 LG그룹의 동일인을 고(故) 구본무 회장에서 구광모 회장으로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그룹도 동일인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박승직 창업주와 고(故)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에 이어 3세 경영에 나섰던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3월 3일 별세하면서다. 현재는 박 명예회장이 두산그룹의 동일인으로 지정된 상태이나, 이번에 장남인 박정원 회장이 새로 지정될 것이란 시각이다.
한진그룹의 동일인 교체도 곧 임박했다. 한진그룹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에 이어 2세 경영을 펼쳤던 조양호 회장이 지난달 8일 미국에서 별세했기 때문이다.
다만, 부친인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이번에 변경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현대차그룹 역시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고, 지분구조에서도 정 회장의 지배력이 여전해서다.
효성그룹도 조석래 명예회장을 대신해 조현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동일인은 현행대로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도 그룹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동일인 변경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1년 사이에 주요 그룹의 총수들이 세상을 등지거나 경영활동에 나서지 않으면서 동일인 변경이 많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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