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 유통망인 구글플레이가 '탈(脫) 구글'에 맞서 한국 시장 수성에 나섰다.
경쟁 오픈마켓의 마케팅 강화 등을 겨냥, 적립 포인트라는 반격 카드를 꺼내든 것. 지난해 구글플레이로 한국에서만 5조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구글이 이같은 보상 프로그램으로 점유율 방어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23일 구글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데브시스터즈, 이꼬르, 펍지, 슈퍼셀 등 많은 국내외 게임사와 협력해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을 한국시장에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구글플레이 포인트는 말 그대로 구글플레이에 제공되는 콘텐츠를 결제할 경우 포인트가 적립되는 리워드 프로그램. 결제 금액 1천원당 1포인트가 적립된다. 1포인트당 10원의 가치가 있으며 실제 재화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게 구글 측 설명이다.
구매 활동에 따라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5개 등급으로 운영되며 등급에 따라 소지할 수 있는 포인트 적립률도 차등 적용된다. 많이 쓸수록 적립 포인트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포인트만을 위한 별도 상품을 기획하는 등 포인트 제도를 도입한 여타 플랫폼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가령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경우 오직 구글플레이 포인트로만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정수 엔씨소프트 리니지M 실장은 "게임에 직접 도움이 되는 소모품 형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리니지M이 출시된 다른 오픈마켓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아이템인 만큼 구글플레이 포인트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포인트가 이용자는 물론 개발사에게도 혜택을 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포인트로 얻은 수익 70%를 개발사에게 돌려주기 때문. 가령 이용자가 100포인트(1천원)로 아이템 구매시 700원은 개발사에 지급하는 식이다.
강정수 실장은 "처음 구글플레이 포인트를 제안받았을 때는 단순한 마일리지 방식인줄 알았으나, 자세히보니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구글플레이 포인트 장점을 활용해 휴면 및 신규 고객 유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명용 이꼬르 대표 역시 "구글이 구글플레이 포인트로 고객 관리를 해준다면 우리 같은 작은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책이나 영화 등 구글플레이 저변에 많은 포인트가 숨어있는 만큼 이를 찾아 올리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일본에 이어 구글이 구글플레이 포인트를 출시한 두 번째 국가다. 그만큼 중요도가 크다는 의미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해 국내에서 구글플레이로 벌어들인 매출은 5조4천98억원 수준.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애플 앱스토어가 2조1천1211억원으로 전체의 24.8%를, 원스토어가 9천481억원으로 11.1%를 점유한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국내 시장은 구글 천하다.
그러나 최근 경쟁 오픈마켓이 캐시백 및 입점 수수료를 내리는 등 당근책을 쓰는가 하면 구글플레이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겠다는 게임사가 나타나는 등 구글 중심의 유통망을 흔드는 시도가 잇따르는 추세다.
이날 구글은 지난 연말 진행한 리서치에서 85%가 "보상·리워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응답 결과를 인용, 구글플레이 포인트 프로그램 운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에 구축한 공고한 시장 입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이날 현장에 함께 한 구글 임원들도 한국 시장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유니스 김 구글플레이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디렉터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음식과 문화를 더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한 경험이었다"며 "한국은 구글플레이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민경환 구글 한국 안드로이드 앱·게임 비즈니스 개발 총괄 상무도 "한국은 정말 중요한 나라"라며 "개발사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고품격 앱과 게임 내면서 소통해오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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