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20대 남성의 급격한 문재인 정부 지지도 하락과 상대적이긴 하지만 20대 여성의 지지도 유지 현상에 대한 원인을 엿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페미니즘 운동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고 정체성으로 확장돼 있고 남성에게도 상당한 비율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남녀간의 인식 차도 분명히 드러났다.
이는 한국 사회 20대의 가치관, 삶의 기획, 정치적 욕구를 검토하는데 있어 이미 중요한 기준이 됐고 이에 따라 '젠더 대결' 양상을 풀어낼 수 았는 실질적인 정책 시행이 시급히 요구된다는 의미이다.
1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권인숙)은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한국사회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투운동,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일명 혜화시위) 등을 통해 나타난 한국사회 20대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이 어떤 지를 파악해 보려는 조사였다.
만 19~29세 성인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 20대 여성 절반 정도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페미니스트이다"라고 응답했다. 7월 조사때는 48.9%, 11월에는 42.7%였다. 20대 남성은 10명 중 1명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인식하고 있었다. 7월 14.6%, 11월 10.3%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이미 한국 사회에 페미니스트 정체성이 보편화, 대중화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도 역시 20대 여성은 80% 이상을 나타냈다. 7월 88.8%, 11월 80.2%의 절대 지지도를 보였다. 20대 남성은 7월 56.5%, 11월 43.6%로 10명 중 5명이 미투운동을 지지했다. 미투운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크게 확보돼 있다는 의미다.
20대 여성 10명 중 8명, 남성 10명 중 7명이 우리사회의 성차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여성 10명 중 7명, 남성 10명 중 3명이 일상생활 중 여성 대상 고정관념 및 차별 심각성, 여성혐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우리사회 성차별 문제에 대한 관심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여성의 경우 7월 81.5%, 11월 79.4% 였고, 20대 남성은 7월 71.3%, 11월 68.2%로 조사됐다. 또 20대 여성의 70% 이상이 일상생활에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차별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7월 79.3%, 11월 73.5%) 20대 남성의 경우 7월 42.6%, 11월 33.1%로 나타났다.
'우리사회의 여성혐오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비율 역시 20대 여성 10명 중 7명, 20대 남성 10명 중 3명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20대 여성은 7월 70.4%, 11월 69.4% 였고, 20대 남성은 7월 27.9%, 11월 28.5%로 심각성을 인식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권인숙 원장은 “7월과 11월 두 번의 조사를 통해 50% 정도의 20대 여성 뿐만 아니라 10%의 남성이 페미니스트로 인식하고 있는 현실, 남성 여성 모두 성차별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도는 젠더 이슈가 한국사회의 메인 이슈로서 보편화, 대중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각종 젠더 이슈에 분명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크고, 7월에 비해 11월의 조사결과 남성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이 의미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그러나 이슈에 따라 40-30% 남성들은 성차별 문제의 심각성에 동의하고 성평등 의제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의 성불평등 문제를 풀어나갈 중심 동력으로서의 20대 여성과 남성에 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면서 "20대의 의식과 정책수요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실질적인 성평등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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