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가름하는 지급여력(RBC)비율이 낮은 보험사들이 좀처럼 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6월말 기준 외국계 보험사와 국내 대형 보험사의 RBC비율은 탄탄했지만 중소사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약체 보험사들은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막판 자본확충에 안간힘을 쏟는 중이다.
◆6월말 보험사 RBC비율 253.5%...3월말 대비 3.6%P 상승
18일 금융감독원은 6월말 기준 보험회사 RBC비율이 253.5%로 보험업법 기준인 100%를 두 배 이상 상회한다고 밝혔다. 3월 말(249.9%)과 비교해 3.6%P 상승한 것으로,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가 5.1%P, 손해보험사가 1.1%P 각각 올랐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지표로 가용자본에서 요구자본을 나눠 산출한다.
가용자본으로는 2분기 중 투자영업이익 개선 등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3조1천억원 시현되면서 같은 기간 2조8천억원이 확보됐다. 요구자본은 퇴직연금 계정의 신용위험액 5천억원과 시장위험액 200억원이 신규 반영되며 이 기간 4천억원 늘었다.
금감원은 보험사 RBC비율은 253.5%로 보험금 지급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인 100%를 크게 상회하여 재무건전성은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보험사별 RBC비율을 살펴보면 서울보증보험과 한국해양진흥공사(전 한국해양보증) 등 재보험사와 특수보험사의 RBC비율이 최대 4천409%로 매우 높아 평균치를 견인했다.
ING생명(437.9%), 푸르덴셜생명(432.3%), 라이나생명(321.1%), BNP파리바카디프생명(360.5%) 등 국제회계기준에 유리한 외국계 보험사들도 RBC비율이 평균 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보험업계 '빅3'로 불리는 한화생명(219.7%), 삼성생명(304.5%), 교보생명(282.8%)의 RBC비율도 평이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을 지켰다.
◆권고치 못 맞춘 푸본현대, 100% 하회한 MG손보…자본확보 ‘총력’
반면 RBC비율 권고치와 법령상 기준을 맞추지 못한 약체 보험사들은 자본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감독기관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는 보험사는 푸본현대생명(전 현대라이프생명, 147.7%)과 MG손해보험(82.2%)이다. 권고치 언저리에 머문 보험사는 롯데손해보험(155.6%), 흥국화재(156.6%) 등이다.
MG손해보험은 보험업법상 RBC비율인 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투자자를 찾겠다는 청사진도 대주단과의 마찰로 난관에 부딪혔다.
MG손해보험은 앞서 대주주를 통한 투자 유치로 1천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후순위채 발행으로 RBC 비율을 권고안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주단은 자베즈제2호유한회사 주식 매각으로 기업 인수합병의 길을 열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조건으로 MG손해보험에 경영개선 권고(적기 시정조치)를 내렸다. 늦어도 9월 내로 뾰족한 수를 찾아내지 않으면 경영개선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대만의 푸본생명이 3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한숨을 돌렸다. 푸본생명이 대주주(62%)로 등극하며 사명도 15일 변경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만년 약점으로 꼽혔던 지급여력(RBC)비율 개선을 노렸다. 푸본현대생명이 예상한 2018년 말 RBC는 250%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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