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 일원화를 목적으로 결정된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합병으로 ㈜한화와 한화종합화학, 에이치솔루션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함박웃음을 머금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세 회사가 얻어갈 이득이 적지 않아서다.
12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첨단소재는 한화큐셀코리아를 1대 0.5796339 비율로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이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 안건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11월 1일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합병 시 한화첨단소재는 한화케미칼(61.18%), 한화종합화학(24.17%), 한화(9.85%), 에이치솔루션(4.80%) 등 4개 계열사가 지배하는 구조를 갖출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화첨단소재는 합병과 동시에 한화케미칼을 제외한 3곳의 회사에 합병교부금을 지급키로 했다. 한화케미칼이 완전 모회사로 있던 구조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의도에서다.
한화첨단소재는 세 회사에게 지급할 합병교부금 마련을 위해 5천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기존 완전 모회사인 한화케미칼이 합병교부금을 지원하는 모양새를 띠는 셈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표면적으로는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을 한 데 모아 효율성을 도모하겠다는 사업적 판단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이면에는 기존 주주들의 차익 실현 및 투자재원 마련이라는 부수적인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 관계자는 "기존에 자동차 소재와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업구조가 자동차 소재에 집중돼 있다 보니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코리아를 흡수합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첨단소재에 흡수되는 한화큐셀코리아의 최대주주는 한화종합화학(50.15%)이며, 이외에 ㈜한화(20.44%), 한화케미칼(19.44%), 에이치솔루션(9.97%)이 주주에 올라있다. 당초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한화첨단소재에 흡수되면서 한화종합화학과 ㈜한화, 에이치솔루션은 상당한 규모의 투자 차익을 얻게될 전망이다.
합병으로 지급될 총 교부금은 약 4천4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한화종합화학이 2천736억원, ㈜한화 1천115억원, 에이치솔루션 544억원을 각각 수령하게 된다. 당초 세 회사의 투자금은 한화종합화학 2천500억원, ㈜한화 287억원, 에이치솔루션 280억원 등 약 3천억원이다. 투자금 대비 50% 가까운 투자 차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투자 차익 외에도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교부금을 통해 각사별로 미래 투자재원 마련 효과 또는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최근 4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해 미국 LNG 수출용 터미널 건설 사업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를 시작으로 해외 신규에너지 및 연료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부금은 이런 해외 신사업 투자 확대 방침에 활용할 재원이 될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장부상 한화큐셀코리아 주식을 취득원가(280억원)로 인식해왔기 때문에 교부금 수령 시 약 260억원의 자산 증가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53.9%인 부채비율은 교부금 반영 시 50.7%까지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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