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추억이 돌아왔다 '피구왕통키: 불꽃슛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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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제 RPG로 재해석한 통키…모바일에서 만나는 추억 여행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90년대 최고 인기 만화영화를 들라면 단연 '피구왕통키'를 첫 손에 꼽을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주인공 통키가 불꽃슛을 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성장 과정과 개성넘치는 라이벌 캐릭터들은 당시 10대 청소년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기 충분했다. 하얀 배구공에 매직펜으로 불꽃 마크 그려본 이들도 꽤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이러한 피구왕통키가 모바일 게임으로 나왔다. 스노우파이프가 개발한 '피구왕통키: 불꽃슛의 전설(이하 불꽃슛의 전설)'이 지난 6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오래된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한 게임일 경우 나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다고 이리저리 바꿔놓아 추억을 망쳐놓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다행히 이 게임은 원작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이 변화없이 그대로 등장한다.

어렸을 적 메가드라이브용으로 나온 스포츠 액션 게임인 피구왕통키를 즐겨봤기에 당연히 불꽃슛의 전설 역시 비슷한 게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이 게임은 피구왕통키 IP를 접목한 수집 역할수행게임(RPG)이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처음 시작하면 접하는 튜토리얼에서는 민태풍, 태백산, 타이거와 같은 반가운 얼굴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특히 각 캐릭터들의 필살기격 슛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는데 연출이 꽤나 수준급이다. 감상하다 문득 텔레비전 앞에 앉아있던 과거의 나 자신을 떠올릴 수 있었다.

게임 방식은 다소 복잡한 편. 우리 팀과 상대 팀이 피구 코트 내에서 대치한 가운데 차례대로 공방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하단 인터페이스에 위치한 기술 버튼을 터치하거나 스와이프(끌기)해 슛을 날리게 된다. 방어할 때 역시 주어진 시간 내에 적절히 방어 기술을 눌러주면 상대 공을 막거나 회피할 확률이 높아지는 강화 효과가 걸리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해 상대 팀의 체력을 깎아 전원 퇴장시키면 승리한다.

처음 이러한 방식을 접했을 때 든 느낌은 뭔가 어색하다는 점이었다. 메가드라이브용 통키의 역동적인 전투가 머릿 속에 남아있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자꾸 보다보니 불꽃슛의 전설의 경기 진행도 나름의 묘미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2배속 자동 전투를 돌려놓으면 묘하게 피구 경기를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났다.

불꽃슛의 전설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줄거리를 그대로 답습한다. 통키와 친구 맹태가 태동초등학교 피구부와 우연히 조우해 입단하는 과정에서 시작하는 스토리 모드는 그야말로 이용자를 추억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한다.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아웃'을 외치는 심판의 목소리는 원작과 완전히 동일.

아쉬운 점도 없진 않았다. 이 게임은 다른 저등급 캐릭터들을 소모해 주력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식인데, 차라리 조각을 모아 특정 캐릭터를 완성하는 방식이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래도 나름의 애정과 기억이 남은 캐릭터들인데 그대로 재료로 써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서였다.

체감상 로딩이 꽤 잦아 중간중간 맥이 끊기는 감도 더러 있었다. 통키를 비롯한 주요 캐릭터의 목소리가 원작과 달랐던 점도 다소 아쉬긴 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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