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수집 역할수행게임(RPG)이 대세를 이루던 2014년. 홀연히 등장해 양대 오픈마켓을 석권하며 액션 RPG라는 장르의 시장성을 몸소 입증한 게임이 있다. 바로 '블레이드'다.
늠름한 캐릭터들이 무기를 호쾌하게 휘두르며 적들을 쓸어버리는 쾌감은 기존 수집 RPG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했다. 또 다수의 몬스터 대신 무기와 갑옷을 성장시키는 독특한 성장 체계도 블레이드의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블레이드는 이처럼 현재의 액션 RPG들이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주요 시스템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업계 표준을 제시한 게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블레이드의 정식 후속작이 4년 만에 나왔다. 지난 28일 출시된 '블레이드2 포 카카오(이하 블레이드2)'는 전작의 재미 요소와 주요 특징을 계승한 액션 RPG로 일찌감치 게임업계 눈도장을 받은 기대작 중 하나다.
직접 플레이해본 블레이드2는 여러모로 전작에서는 볼 수 없던 과감한 시도를 한 게임이었다. 특유의 액션성과 타이밍에 맞춰 시도하면 발동하는 반격 등을 제외하면 게임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갈아엎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일단 육성 시스템에서 차이가 났다. 블레이드2에서는 검투사, 암살자, 마법사, 격투가 4종 직업이 등장하는데, 캐릭터 하나만 잘 키우면 됐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에서는 사실상 4종 직업을 모두 육성해야 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타 직업의 전투력이나 레벨을 일정 수준까지 올리면 보상을 지급하는 서브 퀘스트가 등장하는 등 게임 내적으로도 다중 캐릭터 육성을 적극 유도하는 편이다. 던전 플레이 역시 2인이 기본적으로 한 팀이 돼 입장하게 된다. 주력 캐릭터로 싸우다가 위기 상황이 되면 '태그' 버튼을 눌러 보조 캐릭터로 전투를 이어가는 식이다.
캐릭터 성장 과정도 다소 색다른 편이었다. 통상 액션 RPG들은 모험 모드를 따라가는 선형 구조를 취하는데, 블레이드2는 이러한 선형구조에 각종 서브 퀘스트와 일일 퀘스트를 더해 단조로움을 피했다. 짧은 호흡으로 쉴 새 없이 게임으로 몰입하게 만드려는 의도로 보였다.
이처럼 블레이드2는 4인 동시 육성 구조이다 보니 일단 심심할 구석이 없었다. 던전 한 판 플레이하고 나오면 습득하는 각종 장비를 직업에 맞게 배분해주고 아이템 육성 및 스킬 레벨까지 신경쓰다보면 시간이 훌쩍 간다. 다시말해 손이 많이 간다는 얘긴데, 하드코어 게이머는 좋아하고 복잡한 걸 싫어하는 엄지족이라면 귀찮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수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시스템이다보니 이용자간 대결(PvP) 콘텐츠에서도 차별화된 편이었다. 이 게임의 결투장이라고 할 수 있는 1대1 대전은 자신이 육성한 캐릭터 2인을 한 팀으로 묶어 내보내는 방식인데, 선발로 내보낸 캐릭터가 위급할 때 태그해 일발 역전을 꾀한다거나 하는 등 다양한 전술 구사가 가능하다. 기존 액션 RPG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재미다.
아쉬운 점도 없진 않았다.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도 정교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주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지만 블레이드2는 고정된 외모로 플레이해야 해서 밋밋한 감이 없지 않았다. 블레이드2만의 혁신적인 전투 액션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전작에서 처음 반격을 접하고 느낀 충격이 이번 작에서는 없었다.
이런 점만 제외하면 블레이드2는 오랜 시간 공들인 흔적이 묻어나는 게임이다. 특히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접할 수 있는 고품질 컷신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이 연출해 개발진의 노고가 느껴질 정도였다. 언리얼 엔진4로 연출한 그래픽 품질도 가히 최고급. 2014년작 블레이드와 비교하면 정말이지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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