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분식회계 사태로 8조원 이상 증발하며 투자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증권가는 분석을 보류하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회계처리 위반' 통보를 받은 이후 이 종목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등 4곳에 불과하다.
분식회계 사태로 나흘새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26% 급락했다. 이 기간 증발한 시총은 8조5천억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증권가에선 투자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그나마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도 향후 주가 추이가 불확실해 판단을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중대한 사안으로 충분한 의견교환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주가는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추후 면책 혹은 경징계로 종결되거나 일정 금액 이상의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절차 진행이 예상된다"며 "더 나아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까지 진행된다면 거래 정지가 이루어 질 수 있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은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제재로 사태가 빠르게 수습되는 최선의 시나리오와 분식회계에 대한 최종 결정이 늦춰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각각 제시하며 '최악의 경우 투자의견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시점 및 행사가격, 금융위의 최종결정 및 행정소송의 진행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이 대두될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시기에 따라 주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도 우려했다.
KB증권도 분석 보고서에선 만약의 상황을 가정해 변동성이란 키워드를 내세웠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면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고 회계처리 위반금액이 자본의 2.5%를 넘기면 상장심사대상에 들어 거래가 정지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급락한 지금이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증권사도 있었다.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이다.
상장 주관사는 해당 기업의 재무분석과 함께 공모와 상장업무 전반에 대한 수행과 자문을 지원한다. 기업 상장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업무를 맡는 것이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탓에 당장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이나 경영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실제 상장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향후 상장폐지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벗어난다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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