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유통 격변기, 新 유통으로 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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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카피캣' 전략 아냐…홈플러스스페셜·코너스로 신뢰 쌓을 것"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외 유통산업이 불확실성과 변동성 하에 격변기를 맞고 있지만 이번 혁신을 통해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고 신뢰하는 유통사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유통업계 첫 여성 CEO'란 타이틀을 단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사업전략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임 사장은 "최근 홈플러스는 '신선 품질 보장제도' 등을 전격 시행하며 신선 먹거리에 대한 혁신적 변화와 마이 홈플러스 카드, 강력한 PB 제품 등으로 경쟁력을 얻어 작년 총 거래액이 10조4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다소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임차료 등을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경영 환경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여러 변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성장하는 회사가 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형마트 업계는 1인 가구 증가와 온라인 시장 활성화로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정체기에 접어든 상태다. 여기에 각종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폐점하는 등 각 업체들은 경영 안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최근 경기 일산 덕이점을 매각하고, 지난 1월 말에는 SSG 푸드마켓 목동점을 폐점시켰다. 학성점, 부평점, 시지점과 하남 및 평택 부지 등도 매각했다. 또 경비 감축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영업시간도 1시간 가량 단축했다.

대신 이마트는 올해 출점 전략을 바꿔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를 앞세운 전문점 확대와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키우기에 본격 나섰다. '노브랜드'는 3월 기준 매장 수가 1호점 오픈 563일만에 110개를 돌파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12월 14호점인 김포점까지 오픈하며 코스트코(13개)를 넘어 국내 창고형 매장 중 가장 많은 점포망을 구축했다.

또 올해는 이마트 월계점을 리뉴얼해 서울 지역 첫 '트레이더스' 매장을 오픈하고, '트레이더스'가 입점한 위례 이마트타운도 연내 문을 열 계획이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이르면 연말께 경기 의왕시 오전동에 점포 1곳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에 대항해 홈플러스는 올해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하나로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몰 '코너스'를 각각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고객이 한 자리에서 원하는 용량, 가격, 구색, 브랜드 상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홈플러스는 목동점에 가장 먼저 이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연내 대구점, 서부산점 등 10여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교체할 계획이다.

임 사장은 "내부 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여 편의점과 슈퍼마켓,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을 오가는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매장을 선보일 것"이라며 "상품 가격은 대부분 연중상시저가 형태로 바꿔 가격 경쟁력을 키우고, 비효율 상품을 10~20% 가량 줄여 주요 상품 진열면적을 늘린 후 고객 동선을 넓혀 집객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홈플러스는 일부 점포에 '온라인 집중센터'와 리빙 SPA 브랜드 '모던하우스'까지 접목시켜 멀티채널의 범위를 더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운영혁신을 통해 효율이 개선된 자원은 전부 상품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재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임 사장은 "이를 통해 직영점 안에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 온라인 집중센터, 전문점이 모두 녹아들고 빠르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골격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21년간 해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라인 사업도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규모를 계속 키워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코너스'라는 이름으로 몰(mall) 구조에도 변화를 줘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점포로 키워갈 계획이다. 콘셉트는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로, 옥상 풋살파크뿐만 아니라 각 지역 청년 창업 브랜드, 싱글맘 쉼터, 플리마켓, 문화자산 연계 아카데미, 어린이 도서관 등을 코너스에 들여 실제 지역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점포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임 사장은 "이곳은 온라인 쇼핑이나 다른 대형마트가 따라올 수 없는 '체험'이라는 측면에서 경쟁력 격차를 다시 크게 벌릴 것"이라며 "기존의 화려한 대형 브랜드 중심 몰보다 친근한 느낌의 감성 1번지로 몰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홈플러스는 상품력 측면에서도 '본질에 집중하다'는 슬로건의 '심플러스(Simplus)'를 새롭게 선보여 대표 '가심비' 브랜드로 키우고, 간편식은 '올어바웃푸드' 체계로 일원화 해 운영함으로써 노브랜드, 피코크 등을 위시한 업계 PB 경쟁에 본격 합류한다. 또 글로벌 소싱 분야에서는 현재 유럽 10여개 국가의 대표 유통업체들이 모여 만든 약 180조원 소싱 규모의 유통 네트워크와 제휴해 장기적인 글로벌 소싱 경쟁력도 키워 나간다는 방침이다.

임 사장은 "'심플러스'를 (이마트처럼) 전문점 형태로 점포를 선보여 넓혀갈 계획은 없다"며 "앞으로 상권에 맞게 편의점인 365플러스와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작은 형태의 점포와 기존 대형마트, '홈플러스 스페셜', '코너스' 등을 도입해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마트를 따라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마트를 따라가는 '카피캣 전략'은 절대 아니다"며 "'홈플러스 스페셜'과 '코너스'는 홈플러스만의 자체적 모델로 앞으로 우리만의 강점으로 살려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편의점인 플러스365 사업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점포 수는 330여개로, 비슷한 시기에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 이마트와 비교하면 출점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마트24의 2월 기준 점포 수는 2천846개다.

임 사장은 "편의점 사업은 지금도 출점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숫자 경쟁에 나서고 싶진 않다"며 "플러스365는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주거형 CVS로서 강력한 경쟁력이 있는 만큼 계속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고, 다른 편의점처럼 경영주들의 상황을 파악해 필요하다면 상생안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홈플러스는 고객 쇼핑 패턴과 유통 환경 변화에 발 맞춰 고객 친화적인 이미지를 도입한 BI도 21년만에 교체할 예정이다.

임 사장은 "고객이 가장 선호하고 신뢰하는 유통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건을 팔기만 하는 '장사꾼'이 아니라 생동감있고, 근면과 성실함을 갖춘 '상인정신'으로 고객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며 "끊임없이 고객의 생활과 유통 본질을 연구해 고객의 생활 가치를 높이고 진성의 감동을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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